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스캔들’이라고 표현하며 한국의 경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무디스는 지난 1일 ‘한국과 대만 정부 비교 분석-유사한 구조적 제약 요인, 상이한 정책적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정치 양극화가 정책 이행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경제와 재정 정책 등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 스캔들 문제는 이런 전망에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 관계자는 “대통령 스캔들로 국내 정책 이행이 단기적으로 지연될 수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비교적 낙관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지난달에도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최순실 사태’가 한국의 신용등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4일 무디스 보고서를 자료로 내면서 ‘박 대통령 스캔들’ 부분을 빼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보고서 주제가 한국과 대만의 비교였기 때문에 요약 번역본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말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6%로 대폭 낮추면서 ‘최순실 사태’를 경기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비슷한 경제 구조의 대만보다 높은 데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거시경제 여건, 재정 건전성, 제도적 우수성 등의 강점이 신용등급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무디스가 부여한 한국의 신용등급은 ‘Aa2’로 대만(Aa3)보다 한 등급 높다. 무디스는 특히 비슷한 경제 여건에서 한국이 더 효과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