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꺾인 서울 아파트값
서울 아파트값이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매제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 재건축 단지 가격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분양 잔금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소득심사 강화, 원리금 동시상환) 적용,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여파로 일반 주택가격 상승폭도 크게 둔화된 영향이다.

▶본지 12월2일자 A1, 25면 참조

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비해 0.02%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2014년 12월19일 이후 102주 만이다.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송파구가 0.21% 내려 낙폭이 가장 컸다. 강동·강남·서초구도 각각 0.14%, 0.09%, 0.07% 떨어졌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와 신천동 장미1차 등은 한 주 새 500만~5500만원 내렸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5·7단지를 비롯해 둔촌동 둔촌주공1·3·4단지 등이 250만~1750만원 떨어졌다.

강남구도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는 가운데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개포동 개포주공1·4·7단지와 대치동 한보미도맨션1·2차 등이 500만~8000만원 하락했다.

이에 비해 서울 도심과 가깝거나 아파트값이 비교적 저렴한 강서·구로·마포·서대문·영등포구는 일부 수요가 이어지면서 각각 0.08% 올랐다.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수도권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2%와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주 보합세를 보인 신도시 아파트값은 일부 중소형 매물이 거래되면서 산본(0.09%) 중동(0.05%) 평촌(0.03%) 파주운정(0.03%) 동탄(0.02%) 일산(0.01%) 지역 순으로 소폭 올랐다. 경기·인천은 0.01% 상승한 가운데 광명(0.06%) 의정부(0.04%) 하남(0.04%) 화성(0.04%) 김포(0.03%) 의왕시(0.03%) 등이 올랐고 광주(-0.06%) 파주시(-0.03%)는 내렸다.

전세시장은 겨울 비수기로 접어들었지만 일부 지역에서 전세 매물 부족이 이어지면서 오름세가 지속됐다. 서울(0.05%)과 신도시(0.01%)가 소폭 올랐고 경기·인천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서울에서는 은평(0.37%) 영등포(0.21%) 강남(0.11%) 금천(0.10%) 동대문구(0.10%) 등이 올랐다. 은평구는 은평뉴타운 내 전세 매물이 부족해 오름세를 보였고 강남구도 일부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이 당분간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재건축시장이 5주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부터 총체적 상환능력평가(DSR) 시스템이 시행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정국 혼란도 부동산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내년에 수도권에서 올해보다 4만3000여가구가 늘어난 16만30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