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3.2%로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2.9%)를 웃돌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수익증가(3.5%)와 이에 따른 소비 지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소비 증가율(2.8%)은 14년 만에 가장 높았고 시설투자도 10.1% 늘었다.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07.1로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3분기 성장률 호조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과감한 경기부양책과 맞물리며 향후 미국 경제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안전자산인 채권에서 돈이 빠져나가며 금리가 급등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정상화 작업도 큰 충격 없이 진행될 공산이 높아졌다.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큰 기회다. 당장 대미 수출이 늘어날 것이다.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 수출 여건은 더욱 좋아진다. 트럼프 당선자의 대외정책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FTA 재협상이나 대미 수출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공약은 어느 정도 수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가 TPP 탈퇴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 당선을 걱정만 하기보다는 최근 미국 경기흐름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 금리와 달러 급등세도 면밀한 장단기 분석을 통해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꼭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국내 정치혼란에 휩쓸려 허둥대다간 그나마 기회마저도 놓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