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의 핵심은 올해부터 잉여현금흐름의 절반을 배당 및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4조8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활용해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주당 2만8500원을 배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분기별로 배당할 계획이다.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네 번 배당한다는 얘기다. 올해처럼 4조8000억원을 배당에 쓰면 3분기까지 분기마다 1조원씩 배당하고, 4분기에는 1년간 실적을 감안해 배당액을 조정한다. 배당하고도 연말에 남는 돈은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기로 했다.

다만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연구개발 투자와 인수합병 활동 등을 감안하면 65조~70조원의 현금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유 현금이 이 수준을 넘어서면 배당 등을 더 확대할 수 있지만, 현금이 기준 이하로 줄면 배당이 줄어들 수도 있다. 지난 9월 말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70조1100억원이었다. 이 사장은 “2015년을 기준으로 3년에 한 번씩 사업 추이와 투자 전망을 감안해 배당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여부가 결정된 뒤에는 삼성전자의 미국 증시 상장도 고려하기로 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 전무는 “삼성 브랜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난 수년간 검토해온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자금 조달 규모와 미국 시장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1명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노경목/도병욱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