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야당 주도로 법인세 인상이 추진되고 있지만 외국은 딴판이다. 세계 각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 인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법인세를 내려 기업을 뛰게 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미국에 이어 영국도 법인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산업연맹 콘퍼런스에서 “주요 20개국(G20) 중 가장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3월 20%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020년까지 17%로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15%로 낮춘다고 하자 영국은 이보다 더 낮게 가져가겠다는 방침을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법인세율을 대폭 낮추겠다고 나선 것도 멕시코 등 외국으로 빠져나간 기업을 유턴시키기 위해서다.

법인세율 인하는 2000년대 이후 세계적 흐름이 됐다. 독일은 2001년 25%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008년 15%로 낮췄다. 일본은 2014년 35.6%이던 최고세율을 올해 32.1%로 내린 데 이어 20%대로 낮출 계획이다. 중국은 2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첨단기업에 한해 올해 초 15%로 인하했다.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에 나선 것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일랜드는 유럽 최저 수준인 12.5%의 법인세율 덕분에 구글, 애플,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의 유럽 본사를 유치했다.

반면 한국은 국회 과반을 차지한 야3당이 법인세 인상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밀어붙이기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2%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국민의당은 24%로 인상하겠다는 게 공식 견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