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민연금공단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4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문 전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그는 2014년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질 당시 주무부처인 복지부 장관이었다. 문 전 장관은 청와대 지시나 삼성 측과의 교감이 있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전혀 없었다”며 “의결권에 대해서는 복지부나 (국민연금) 이사장이 역할을 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합병 과정에 개입할 수 없었다”며 “그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하는 것이고 내가 의견을 드린 적도 없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전날 국민연금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낮 12시30분부터 24일 새벽 4시까지 16시간가량 강도 높게 조사했다. 지난 22일에는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하는 과정에 최순실 씨가 개입했고, 그 대가로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씨의 법률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는 삼성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모른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최씨가 독일에서 삼성의 지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며 “그것이 죄가 된다면 검찰의 공소사실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