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실패로 경제자유 최대 위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인한 대내외 혼돈을 극복할 해법을 찾기 위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집결했다.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 물결 속에 위기에 몰린 ‘경제적 자유’를 복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의 ‘정치 실패’를 막기 위해 시민의식을 높이는 한편 규제 완화와 노동개혁으로 성장동력을 살리자고 제안했다.

‘2017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PS)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주최로 23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열린 ‘추계 경제적 자유 학술대회’에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트럼프 당선 등으로 나라 밖 상황이 급변했고 안으로는 예상치 못한 리더십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내우외환 속에서 한국 경제가 큰 도전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는 세계 자유주의 경제 석학 모임으로 70여년의 전통을 이어왔다. 내년 총회는 한국경제신문사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린다.

정부 개입을 비판하고 시장 가치를 중시하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지금이 자유주의의 최대 위기’라고 진단했다. 복거일 사회평론가는 “최근 소득 격차가 빠르게 커지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포퓰리즘으로 분출되고 있다”며 “이는 법치가 작동하지 않는 전체주의를 낳고 결국 소수의 자유를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지난 4년간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영세업자와 하도급업체 등 새로운 피해자를 낳고 있다”며 “이 같은 정치 실패를 교정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이 지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새로운 위기가 올 때마다 한국은 늘 업그레이드됐다”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유미/심성미/김주완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