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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민정수석 동시 사표] 최재경 "불타는 수레서 탈출 아니다"…'사정 양대축' 붕괴 위기

입력 2016-11-23 19:03:02 | 수정 2016-11-24 04:38:17 | 지면정보 2016-11-24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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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웅·최재경 동시 사표'일파만파'

김현웅 "사직하는 게 도리"…최재경 "제 역할 못했다"
박 대통령-검찰 정면충돌 속 한계 느꼈을 수도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는 김 장관(왼쪽)과 지난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에 배석한 최 수석.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는 김 장관(왼쪽)과 지난 4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에 배석한 최 수석.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연합뉴스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시에 사표를 제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의 동시 사표 제출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는 검찰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통제력을 잃은 데 대한 정치적 책임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을 놓고 박 대통령과 검찰이 정면 충돌하는 과정에서 검찰을 지휘하고 사정당국을 총괄하는 두 축이 사실상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면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왜 사표 냈나

김 장관과 최 수석이 사표를 낸 시점은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튿날인 21일 저녁이다. 검찰은 당시 수사 결과 발표에서 박 대통령을 최씨 일당과 공범으로 지목했고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박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헌정 사상 첫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데 대해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으로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대통령에게 칼끝을 겨누고 있는데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이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 수석은 23일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남들은 청와대가 불타는 수레라고, 빨리 나오라고 하지만 그런 이유로 사의를 밝힌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임명을 받은 자로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게 공직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도 “지금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검찰의 ‘통제 불능 상황’을 인식하고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피로감을 느끼는 다른 장관들의 거취에까지 영향을 줌으로써 권력 내부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우려가 제기되자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검찰의 수사결과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내부 붕괴나 갈등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대한 불만·항의 표출

최 수석은 지난 21일 김 장관이 사의를 전달하자 자신도 같은 결심을 하고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나란히 사표를 내고 청와대가 이를 공개한 것은 검찰에 대한 항의와 불만을 표출한 정치적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임명권자(대통령)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데 대해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이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는데 검찰총장은 사표를 내지 않고 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재직 당시 선후배 검사로부터 신망이 높았던 최 수석은 지난달 30일 우병우 전 민정수석 후임으로 임명됐다. 공식 임명장은 지난 18일에야 받았다. 그런 그가 임명장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사의를 밝힌 것은 김수남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를 향해 섭섭함을 토로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전에 청와대 참모들은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대응책을 준비해왔다. 한 참모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와 최 수석을 비롯해 참모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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