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털루대 학생들이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놓고 토론 수업을 하고 있다. 워털루대  제공
워털루대 학생들이 소니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놓고 토론 수업을 하고 있다. 워털루대 제공
캐나다 워털루대는 올해 영국 대학평가기관 QS의 세계 대학 평가에서 152위에 올랐다. 같은 평가에서 KAIST(46위)와 포스텍(83위)에 뒤졌지만 졸업생의 취업 경쟁력을 놓고 보면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올해 워털루대 취업 경쟁력은 세계 22위인 데 비해 KAIST는 49위, 포스텍은 200위권 밖에 머문다.

전문가들은 워털루대 졸업생의 경쟁력이 이처럼 높은 이유를 1957년 개교 이래 꾸준히 추진해온 산학협력 프로그램에서 찾는다.

졸업까지 14학기(1년 3학기)를 이수해야 하는 워털루대 학생들에겐 사실상 방학이 없다. 3만여명의 학부생 중 70%는 5~6학기 동안 기업에서 일하며 경험을 쌓는 산학협력프로그램인 코옵(Co-op) 과정을 밟는다. 단순 보조직이 아니라 실무팀에서 함께 일하며 정규직 초임에 준하는 월급도 받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SAP 등 6700여개 기업이 워털루대가 구축한 산학협력 인재 풀을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1~2년간 취업 경력을 인정받는다. 현장 실습 과정에서 몸값을 높여 초봉이 10만달러에 육박하는 학생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렇다고 이론 실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한국 대학생처럼 나머지 8학기 동안 기본 이론 교육을 받는다.

미국 조지아공대는 100년 넘게 산학협력 모델을 운영하며 미국 내 공대 순위 7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학부생과 대학원생 약 2만5000명 가운데 4100여명이 해마다 700여개 회사에서 일한다. 학생들은 한 번 나간 회사에서 최소 3학기 동안 학기당 12~14주씩 일하면서 경력을 쌓는다. 중국 칭화대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미디어랩을 벤치 마킹한 X랩을 설립했고 24개 자회사와 37개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