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위너 김진우 "처음 접한 현대무용은 즉흥적…아이돌 칼군무와 많이 달라요"
아이돌이 처음으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현대무용 공연 무대에 선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위너의 멤버 김진우(사진)다. 그는 다음달 9~11일 국립현대무용단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어린왕자’ 에 어린왕자 역할로 출연한다. 연습이 한창인 그를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출연 결정을 내릴 때 기대와 함께 많은 고민과 걱정이 머릿속을 오갔습니다. 연습하면서 처음 접하는 현대무용 동작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지금껏 해온 아이돌 군무와는 다르니까요. 요즘은 최대한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진우는 무용 전공자가 아니다. 팀에서도 춤보다는 보컬 담당 주축 멤버로 통한다. 춤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공연 초연 무대에 올랐던 김호연, 김지민 씨에게 기본기를 배우기 위해 강습을 자청했다. 지난 19일 중국 홍콩에서 열린 ‘불쌍’ 공연으로 해외에 나간 단원이 돌아왔을 때 리허설에 바로 합류하기 위해서다.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집에 있을 때도 표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합니다. 어린왕자의 배경이 우주니까 집에선 무중력 상태에 있다는 상상을 하며 붕 뜬 듯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식이죠.”

아이돌 가수로는 여러 무대에서 춤을 춰 봤지만, 현대무용은 다른 점이 많았단다. “현대무용에선 춤의 느낌이 다릅니다. 은유적이고 해석의 여지도 많은 것 같아요. 연습 중 선생님이 평소 혼자 있을 때 하는 생각 열 가지를 적어서 몸으로 표현해보라고 한 적이 있어요. 상대방이 맞출 수 없도록 안무를 짜보라고 해서 재미있었어요. 이에 비해 아이돌은 몸짓을 가사 내용에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쉽게 의미를 알 수 있는 동작이 많죠.”

김진우는 “즉흥성이 중요한 것도 인상깊었다”며 “국립현대무용단의 공연 연습을 봤는데 ‘무대 에서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유로운 움직임이 펼쳐져 정말 재미있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 5년간 YG 연습생을 거쳐 2014년 그룹 위너로 데뷔했다. 최근 그룹은 멤버 남태현의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멤버들은 개별 활동과 함께 음악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 공연에 대해 팬들이 제가 ‘딴짓’을 하는 것으로 보고 서운해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위너는 다시 돌아올 겁니다. 그동안 스스로를 발전시켜서 훨씬 더 멋진 무대를 선사하고 싶습니다. 1년 전 김진우 모습 그대로 무대에 다시 선다면 재미없잖아요. 춤을 배우면서 표현과 스토리텔링을 고민하고, 이런 과정이 팀 활동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