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히는 포뮬러원 그랑프리(F1) 경주를 더 이상 유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F1 유치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싱가포르도 F1 유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하메드 나즈리 압둘 아지즈 관광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F1 경기 유치를 위해 해마다 6793만달러를 쓰는데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는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나즈리 장관은 의회에서 “사람들이 F1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고 생각한다”며 “F1보다 모터사이클 그랑프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와 국제자동차연맹의 F1 경기 유치 계약은 2018년이다. 나즈리 장관의 발언을 고려할 때 2019년 이후부터는 말레이시아가 F1 경기를 개최하지 않을 것이란 게 WSJ의 분석이다. 카이리 자마루딘 유소년체육장관도 지난달 F1의 티켓 판매와 TV 시청률이 감소하고 있다며 F1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도 F1 유치에 부정적이다. WSJ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F1 경기 개최를 포기하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동남아시아에서 F1 경기가 치러지지 않게 된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전라남도는 2014년부터 대회를 치르지 않고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열었으나 개최권료 협상이 불발에 그쳤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F1 대회를 위해 경주장 건설비 등으로 수천억원을 투자했으나 1902억원의 누적 적자를 남겼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