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군, 진해에 함정특화산업단지 조성
경상남도가 위기의 조선해양산업 다각화를 위해 해군기지가 있는 진해에 민·군 협력 함정특화산업 복합단지를 조성한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에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제조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가상 제조 Reality Center’가 들어선다.

경상남도 미래산업본부는 21일 발표한 내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지역의 미래를 이끌 신규·특수시책 24건을 제시했다. 함정복합단지와 LNG벙커링(그림) 클러스터 등 대형사업 4건을 비롯해 지역전략 및 공모사업 11건, 자체사업 9건 등이다. 총 사업비는 1조4000억원 규모다.

진해 옛 육군대학부지에 들어설 민·군 협력 함정특화산업 복합단지는 경남테크노파크와 중소조선연구원이 사업을 주관한다. 국비와 지방비·민자를 합해 2000억원을 투입한다. 주요 인프라는 첨단함정 핵심 소재·부품 테스트 베드와 신뢰성 평가 시설 등이다. 연구개발(R&D) 분야는 선체 성형, 방폭·방화 안전성, 자율무인항해 등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도는 내년 2월까지 사업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마치고 9월까지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현재 함정에 탑재하는 장비의 국산화율은 엔진과 가속기 등 기관장비 56.2%, 전투체계 92.3%, 무장 86.1% 수준이다. 도는 함정 기술과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율을 2023년까지 9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LNG 관련 신규산업 창출을 위해서는 2022년까지 1400억원(국비 1000억원, 지방비 300억원, 민자 100억원)을 투자해 통영·고성 일대에 LNG벙커링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상남도는 내년부터 VR 산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옛 내서기동대 부지에 345억원을 투입해 2019년까지 ‘가상 제조 Reality Center’를 조성하기로 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SW) 기술 융합으로 신시장을 창출하고 제조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곳에는 3차원(3D) 가상 제조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장비와 실감형 VR, 증강현실(AR) 제작 및 구현 장비를 갖춰 침체한 조선해양·기계산업에 활로를 열 계획이다.

도는 세라믹 소재산업도 블루오션으로 주목하고 육성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2022년까지 400억원을 투입해 수송용 융합세라믹 소재 기술을 개발한다. 소재산업이 기존 철강이나 비철·화학·섬유 소재에서 첨단세라믹과 융복합 소재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라믹 배터리와 세라믹 섬유 기반의 경량 차체, 단열 및 방열 세라믹 복합소재 개발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도는 진주혁신도시 내 한국세라믹기술원이 보유한 세라믹섬유 제조장비 35종, 복합화 장비 11종, 신뢰성 평가장비 24종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세라믹 관련 일자리 창출 50개, 역외기업 5곳 이전, 세라믹 강소기업 5곳 육성 등이 단기 목표다.

도 미래산업본부 관계자는 “신규 및 특수 시책으로 선별한 24개 과제는 위기에 처한 조선업과 기계산업은 물론 경남의 미래 전략 분야로 꼽히는 항공·방위산업·로봇산업 등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이라며 “정부와 협력관계를 구축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고 내년부터 하나씩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