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6’에서 한 관람객이 엔비디아의 ‘지포스 VR 체험관’에서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엔비디아 제공
17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6’에서 한 관람객이 엔비디아의 ‘지포스 VR 체험관’에서 VR 게임을 즐기고 있다. 엔비디아 제공
“지난해 행사에 비해 가상현실(VR) 기기 체험관이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띕니다. 콘텐츠도 훨씬 다양해진 느낌이에요.” (김상곤 씨·24)

“VR 게임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직접 체험해보니 생각보다 어지럽지 않고 그래픽 품질도 좋았습니다.” (이태경 씨·30)

지스타 데뷔한 VR…"내년 가상현실 게임 빅뱅"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6’이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엔 35개국 633개 기업이 참가했다. 지난해보다 3.1% 늘어난 2719개 부스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급부상하고 있는 VR 게임을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가 크게 늘어났다.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40부스 규모의 ‘지스타 VR 특별관’을 마련해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와 함께 다양한 VR 게임 타이틀을 선보였다. SIEK는 지난달 출시한 고성능 VR 헤드셋 ‘PS VR’ 전용 타이틀 11개를 포함해 총 41개 작품을 소개했다. ‘콜오브듀티: 인피니트워페어’ ‘배트맨 아캄 VR’ 등 대작 게임에 이용자가 몰렸다. 장성환 SIEK 과장은 “PS VR 50대를 현장에서 판매했는데 5분 만에 동났다”며 “게이머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높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인 엔비디아도 참여했다. 대표적 VR 헤드셋인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를 이용한 VR 게임 체험관을 운영했다. 바이브는 이날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엔비디아 VR 체험 부스는 방문 순서대로 120명 예약을 받았는데 30분 만에 모두 마감됐다.

게임업계는 이번 지스타가 VR 게임의 시장성을 가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오큘러스 리프트(지난 3월), PS VR(10월)에 이어 이달에는 구글 데이드림뷰 등 VR 헤드셋이 잇따라 나온 데 이어 관련 콘텐츠 출시도 부쩍 늘고 있다. 이용덕 엔비디아 한국지사장은 “이번 지스타는 주요 VR 헤드셋이 국내에 출시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고려하면 올해가 VR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 부스도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넥슨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0부스를 마련하고 신작 35종을 공개했다. 넥슨이 지스타에 내놓은 게임 수로는 최대 규모다. 이른바 ‘진경준 게이트’를 털어내고 재도약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모바일게임사 1위인 넷마블게임즈는 5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했다. 넷마블은 2012년부터 모바일게임에 전념하면서 지난해까지 부스를 내지 않았다. 올해는 메인 스폰서로 참가해 모바일 팀 대전 게임 ‘펜타스톰’, 스타워즈 이야기를 활용한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등 신작을 소개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 대신 18일부터 이튿날까지 부산 영화의 전당 특설무대에서 ‘블레이드앤소울’ e스포츠 대회를 연다.

부산=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