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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80억달러 M&A] 이재용의 '9조4000억 승부수'…삼성, 스마트카 시장 판 바꾼다

입력 2016-11-14 17:35:00 | 수정 2016-11-15 03:22:41 | 지면정보 2016-11-15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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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미래 먹거리' 단숨에 확보

이재용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후 신사업 첫 결단
고속성장하는 미래차 전장시장 석권 노려
"완성차 진출 포석 아니다…부품 분야 주력"
전자업계의 강자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電裝)사업에서만큼은 후발주자다. 외환위기 직후 자동차사업을 매각한 이후 배터리를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실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면서 단번에 업계 선두권에 진입하게 됐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 부문을 인수합병(M&A)으로 만회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부수가 다시 한번 통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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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에 전장사업 강자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서 보유한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삼성의 주력사업 가운데 TV와 스마트폰은 성장기를 지나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정보기술(IT)산업의 판이 순식간에 바뀐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삼성의 입지가 언제까지 보장될지도 미지수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 경영진에 “스마트폰 이후 3~5년 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0%에서 2030년 5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율주행기술과 인포테인먼트 등을 집중 개발해왔다. 지난 7월에는 전장부품 공급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에 지분을 투자하기도 했다.

하지만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안전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자동차 부품의 특성상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판로 개척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자동차용 통신모듈의 일종인 텔레매틱스 등은 전자부품의 일종이지만 차량에 맞는 각종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한다. 2005년부터 전장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LG전자 등이 매출 확대에도 아직 수익은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전장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하만을 인수하면서 이 같은 구도는 바뀌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텔레매틱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오디오와 관련된 기술력도 갖추게 됐다. 하만의 탄탄한 고객 기반을 활용하면 삼성전자는 전장부품 판매를 크게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의 전장부문 강화가 완성차 제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는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에 삼성은 고객사에 양질의 부품을 공급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Y, 전면 등판 후 첫 M&A

이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은 M&A를 통해 사업상 약점을 보완해왔다. 애플의 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에 밀리던 2015년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의 간편결제 시스템 기업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를 내놨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를 뛰어넘는 편의성 등으로 간편결제 시장에서 승부를 벌이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이 벌이고 있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경쟁에는 지난달 비브랩스를 인수해 뛰어들었다. 비브랩스의 기술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됐다. 해당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던 아마존도 별도의 IoT 플랫폼을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처음 결정한 M&A라는 의미도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9월 이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추천하면서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이 추진돼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에 맞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일은 오너 일가가 아니면 쉽사리 할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은 자신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유를 발빠른 M&A 결단으로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노경목/도병욱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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