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지난해 3월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준공식을 열고 베트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하이퐁 캠퍼스에는 LG전자를 비롯한 LG 계열사와 협력사들이 들어오게 된다. LG전자는 하이퐁 캠퍼스 입주를 맞아 베트남 내 생산시설을 조정하고 있다. 흥이옌에 있는 TV 및 휴대폰 공장과 하이퐁에 있던 세탁기와 청소기, 에어컨 공장을 이번에 하이퐁 캠퍼스로 통합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베트남 시장에서 팔릴 제품을 생산했지만 앞으로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기존에 생산하던 휴대폰과 가전에 더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도 생산한다.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전장부품의 첫 해외 생산공장이 되는 것이다.

LG전자는 베트남에 진출한 이유로 △풍부한 노동력 △베트남 제3의 도시이자 항구도시면서 중국과도 가까운 하이퐁의 지리적 이점 △베트남 정부의 법인세 혜택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하이퐁은 항구도시라 수출에 유리하지만 중국 국경이 가까워 중국 내수시장으로 수출하는 상품도 생산할 수 있다.

가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LG전자 하이퐁 캠퍼스는 생산 시스템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4월 영국표준협회에서 ‘사업연속성 관리체계’ 인증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 인증은 해당 사업장이 재해, 재난, 테러 등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처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표준 규격이다. 유사시에 복구전략과 매뉴얼에 따라 목표 시간 내에 구매, 생산, 품질, 인력 등 핵심 업무와 주요 인프라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결과다. 인증을 통해 하이퐁 캠퍼스는 어떤 사태에도 차질 없이 고객사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LG전자가 캠퍼스 건설에 정성을 다한 결과다.

현지 근로자와의 유기적 융합에도 신경 쓰고 있다. 지난해 6월 배상호 LG전자 노동조합 위원장 등 노조 대표들은 하이퐁을 방문해 현지 근로자들을 만났다. USR(노조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서였다. LG전자 노조는 하이퐁 캠퍼스에서 ‘USR 서포터스 발대식’과 ‘USR 품질 강화 생산라인 선포식’을 열었다. USR 서포터스는 공정거래와 인권, 노동, 환경 등의 과제를 실천하는 노조의 자발적 모임이다. USR 품질강화 생산라인은 생산라인 일부를 지정해 노조가 낸 아이디어를 적용, 품질 강화 성과 등을 다른 라인에 전파하는 활동이다.

LG전자는 1995년 흥이옌에 첫 공장을 세우며 현지에 진출했다. 진출 이후 10여회에 걸쳐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장학퀴즈’를 진행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08년에는 외자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베트남 최고 영예인 베트남 노동훈장을 받았다. 베트남 노동훈장은 최근 5년간의 투명 경영 활동, 납세 실적, 노사 관계, 사회공헌 활동 등을 종합 평가해 주는 국가 공인 모범 기업상이다.

LG전자는 2004년 사회공헌도와 경제발전 기여도, 고용창출, 성실 납세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외국 기업 중 최초로 노동훈장을 받기도 했다. 2003년에는 베트남 총리실이 주는 ‘기업상’과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