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1월 SK텔레콤의 모바일(휴대폰) 상품과 케이블회사의 TV·유선인터넷 상품을 묶은 결합상품이 나온다. 위기에 직면한 케이블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제도 실효성 지적은 물론 경쟁사의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9일 연 유료방송 발전방안 2차 공개 토론회에서 SK텔레콤은 내년 초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 주요 MSO(복수유선방송사업자)들과 동등결합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MSO와 관련 세부 협상을 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등결합은 통신사가 자사 상품뿐만 아니라 타사 유료방송상품 등과 묶어 할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뜻한다. 서울 사당동에서 현대HCN의 케이블방송과 유선인터넷을 쓰는 가입자가 SK텔레콤의 이동전화를 사용하면 기존 SK텔레콤 모바일·유선 결합상품처럼 할인받을 수 있게 된다.

모바일·유선 결합상품(IPTV 및 초고속 인터넷)을 앞세워 유료방송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통신사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블 업계가 자구책으로 정부에 요구해온 대책 가운데 하나다.

업계 일각에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케이블사 임원은 “일선 통신사 대리점에선 케이블TV 대신 판매 수수료가 높은 IPTV 가입만 소비자에게 홍보할 수 있다”며 “판매 수수료 차별 적용을 막는 법적 뒷받침이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오후 공동 입장자료를 내고 “동등결합이 효과를 내기 위해선 SK텔레콤이 자사 유통망에서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유선인터넷을 위탁판매·재판매하는 행위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동등결합 상품이 자칫 SK텔레콤의 케이블TV 가입자를 빼앗는 수단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