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젝키처럼…티아라, 지워지지 않을 이름"
티아라(효민 큐리 보람 소연 지연 은정·사진 왼쪽부터)만큼 우여곡절을 겪은 팀이 또 있을까. 정상에 올라 더없는 행복과 기쁨도 누려봤고, 멤버 간의 사소한 다툼으로 뜻밖의 구설에 올라 마음고생도 심하게 했다. 많은 일을 겪은 데뷔 7년차 걸그룹 티아라는 더욱 단단해졌고 여유로워졌다.

티아라가 9일 0시 열두 번째 미니앨범 ‘리멤버’를 발표하며 컴백했다. 멤버 6명이 모두 모인 완전체로 국내에서 팬들을 찾는 것은 1년3개월 만이다. 그간 티아라는 ‘보핍보핍’ ‘롤리폴리’ 등 중독성 강한 댄스곡을 주로 선보였다. 여기에 고양이·복고·인디언 등 눈에 띄는 독특한 콘셉트로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번 앨범은 조금 다르다. 티아라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서정적인 미디엄 템포의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삼았다. 리더 큐리는 “누가 들어도 티아라 느낌이 나는 노래를 불러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많았다”며 “한번쯤은 이렇게 여성스럽고 담백한 느낌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았다”고 음악에 변화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이탈리아어로 ‘너를 사랑해’를 뜻하는 타이틀곡 ‘티아모(TIAMO)’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팬들을 향한 마음을 담은 노래다.

소연은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와 지금까지 동고동락해온 팬들에게 애틋한 마음이 크다. 그래서 노래를 듣자마자 바로 팬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효민은 “음원차트나 방송에서 1위를 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최대한 편하게 즐기면서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자고 멤버들끼리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티아라는 2014년 중국에 진출해 지금은 중국 내 K팝 여자 가수들 가운데 가장 큰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엔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5개 도시를 돌면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마지막으로 열린 상하이 콘서트에선 1만2000석의 공연장을 모두 채웠을 정도다. 지연은 “중국 팬들이 우리를 위해 한국어 공부도 하고, 직접 한국어로 편지도 써준다”며 “국적을 불문하고 가족처럼 우리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움이 크다”고 말했다.

2009년 데뷔한 티아라는 올해로 데뷔 만 7년차다. 최근 포미닛·2NE1·레인보우·시크릿 등 티아라의 데뷔 동기들이 팀 해체를 겪는 등 이른바 ‘7년차 징크스’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티아라는 “7년차 징크스요? 저희는 없다”며 서로를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은정은 “티아라란 이름이 싫을 때도, 미울 때도 있었지만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이름이고 소중하다는 걸 안다. 신화나 젝스키스처럼 시간이 흘러도 티아라라는 이름을 계속해서 갖고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 만나는 멤버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보람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인회나 팬미팅 등 팬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노래로 크게 사랑을 받았던 그룹인 만큼 음악으로 대중에게 다시 인정받고 싶다”며 이런 욕심을 보였다.

“2009년에 정규 1집을 냈을 때 ‘티아라 음악 다 좋다’는 댓글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남는 건 음악 같아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시간 여유를 충분히 두고, 티아라의 색깔이 가득 담긴 정규앨범으로 팬들 곁에 돌아오고 싶습니다.”

글=윤준필 / 사진=이승현 한경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