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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신뢰 등 사회적 자본 키워야 저성장 넘는다

입력 2016-11-04 20:10:31 | 수정 2016-11-04 20:11:00 | 지면정보 2016-11-07 S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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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한국 사회적 신뢰도는 OECD 최하위 수준"
◆ 사회적 신뢰도 추락

우리나라의 사회적 신뢰도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 수준으로 향상되면 경제성장률이 1.5%포인트 높아져 4%대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한국의 사회적 자본 축적 실태와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에서 “신뢰,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자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른 회원국과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사회적 자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해 저성장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월 26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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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나라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노동(인적자본)이나 자본(물적자본) 같은 생산요소가 풍부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하드웨어적 요소만 갖고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게 쉽지 않다. 또 다른 '알파'가 필요하다. 그건 바로 '신뢰, 정직' 등으로 표현되는 소프트웨어적 요소다. '신뢰'가 경제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

“신뢰는 사회적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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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은 신뢰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으로 간주한다. 신뢰가 노동이나 자본처럼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정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라는 책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한 국가(따라서 국민 삶의 질이 꾸준히 높아지는 국가)는 ‘신뢰’라는 자본이 풍부한 국가”라고 설파했다.

사회적 자본은 “개인들 사이의 연계,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하는 사회적 네트워크, 호혜성과 신뢰의 규범”을 의미한다. 사회적 자본은 네트워크와 같은 구조적인 요소와 신뢰, 호혜성과 같은 문화적인 요소로 구성돼 있다. 경제학자인 퍼트넘(Putnam)은 “사회적 자본은 공공재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사회가 필요한 양보다 적게 공급된다”고 설명한다.

신뢰는 구성원들 간 문제만이 아니다. 국민이 국가 자체를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국가가 국가와 국민, 국민과 국민 사이의 법적 이행을 감시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 때에 높아진다. 사회제도적 공정성과 정부 정책 또한 사회적 자본 형성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인 ‘신뢰’는 사람들의 생활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신뢰는 믿을 수 있는 사회적 규범을 낳고, 믿을 수 있는 규범은 거래비용을 낮추고 서로 도움이 되는 호혜적 협력을 가능하게 만든다. 거래비용은 적당한 구매자나 판매인을 찾고, 계약을 위해 협상하고, 사기를 당했을 때 약속을 이행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모두 포괄한 것이다. 또 사회적 신뢰가 향상되면 대규모 조직이 잘 운영되고, 정부는 더 효율적이 된다. 신뢰가 높아지면 금융산업 또한 더 발전해 역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신뢰가 높은 나라일수록 발전한다”

사회 구성원들이 상호 신뢰하고 타인에 대한 믿음을 보이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예를 들어 농부들이 상부상조하고 농기구를 공동 사용하는 농촌사회에서는 훨씬 더 작은 물적자본(physical capital, 농기구와 장비)을 가지고도 자신의 일을 해낼 수 있다. 경제학자인 애로(Arrow)는 “모든 상거래는 신뢰라는 요소를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가 세계에서 보는 경제적 후진성의 대부분은 결국 상호 신뢰의 결핍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세계 후진 지역의 상당수는 상호신뢰의 결여 때문에 발전이 어렵다는 주장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사회 구성원 간 상호신뢰가 부족한 나라일수록 못사는 나라라는 뜻이다. 국제적인 연구에 따르면 타인을 신뢰한다고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이 10% 떨어질 경우 경제성장률은 0.8%가량 낮아지는 반면 신뢰가 10% 높아질 때 1인당 국민소득은 0.5%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사법시스템 신뢰도 OECD 꼴찌 수준

OECD가 35개 회원국의 사회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다른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한국은 26.6%만이 ‘그렇다’고 응답해 23위에 머물렀다. 덴마크가 74.9%로 가장 높았고 노르웨이(72.9%), 네덜란드(67.4%), 스웨덴(61.8%) 순이었다. 한국은 OECD 평균(36.0%)에도 훨씬 못 미쳤다. 일본(38.8%), 미국(35.1%)보다 낮았다.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도는 27%로 34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이었다. 한국의 사회규범 지수는 100점 만점에 86.6점으로 조사대상 22개국 중 17위에 머물렀다. 일본이 93.8점으로 가장 높았다. 사회 네트워크 수준도 최하위권으로 분류됐다. ‘필요할 때 의지할 사람이 있는가’라는 설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77.5%로 35개국 중 34위에 머물렀다.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사회 신뢰도가 높은 나라들은 모두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들이다.

신뢰 수준 높이려면

후쿠야마는 대한민국을 ‘신뢰가 부족한 저신뢰 사회’로 규정한 바 있다. 우리 사회가 신뢰 수준을 높이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부패 △관료의 질 △법질서 △재산권 보호 및 경제적 자유 등이 사회적 신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신뢰 수준을 높이려면 △노조나 이익단체 등의 사회적 책임 강화 △부패 척결 △재산권의 엄격한 보호 △경제적 자유의 대폭적인 허용 △법질서 강화 및 법치 회복 △정치 개혁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는 사회적 신뢰가 높아지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뢰자본 확충→규제 감소→기업가정신 고취→투자 증가→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팀은 한국의 사회 신뢰도가 북유럽 국가 수준으로 높아지면 성장률이 4%대로 1.5%포인트 정도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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