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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벼랑 끝 개각'] 청와대 "대통령 사실상 2선 퇴진 의미…총리가 내치 대통령"

입력 2016-11-02 17:27:40 | 수정 2016-11-03 04:04:29 | 지면정보 2016-11-03 A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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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새 총리 지명

15분 만에 회견 끝낸 김병준 "현안 다시 말하겠다"
외교·안보 등 외치는 박 대통령…이원집정부제 실험
"대통령 독대, 제안 받아"…황 총리 이임식 번복 논란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들어서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들어서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총리 후보로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발탁한 것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교감 속에서 이뤄졌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노무현 정부 정책실장을 지내 야당도 반대하기 쉽지 않은 김 후보자를 책임총리로 내세워 ‘최순실 파문’을 수습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일 “김 후보자를 ‘책임총리’로 발탁했다”며 “거국중립내각을 수용하지 않았지만 그 취지를 살렸다. 사실상 대통령의 2선 퇴진을 의미하고 총리가 내치 대통령”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이 당 지도부 건의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은 최순실 파문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당과 호흡을 맞추는 게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통령, 조만간 권한 대폭 이양 밝힐 듯

관건은 박 대통령과 김 후보자가 국정운영 과정에서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고, 김 후보자가 헌법에 규정된 총리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느냐 여부다. 책임총리제는 총리가 헌법상 규정된 국무위원 제청권(87조 1항)과 각료해임 건의권(87조 3항)을 제대로 행사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을 분담하는 시스템이다.

역대 정부에서는 헌법에 이런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리는 형식적으로 제청권을 갖는 데 그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내치(內治)는 김 후보자가, 외치(外治)는 박 대통령이 담당하는 사실상의 이원집정부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두 명이 되는 셈”이라고 했다. 또 “김 후보자가 본인 색깔대로 국정 운영을 해나갈 것”이라며 “현 정부 정책이 많이 뒤집힐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향후 개각작업도 김 후보자가 주도하게 될 것을 시사했다. 실제 김 후보자는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를 직접 추천했다.

박 대통령도 후임 비서실장 인선 등을 마무리한 뒤 김 후보자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며칠 전 김 후보자와 단독으로 만나 국정 수습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박 대통령에게 책임총리제 도입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지난주 한 토론회에서 대통령 2선 후퇴를 주장한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이날 내정 발표 뒤 약 15분간 기자들과 만나 책임총리 권한 행사에 대해 “당연히 있겠죠”라고 말했다. 다만 책임총리로서 국정운영 방향 및 야당의 청문회 거부 등 현안과 관련해선 3일 별도 회견을 하고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金후보자, 토론회서 대통령 2선 후퇴 주장

김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으로 봐선 책임총리를 두고 박 대통령과 교통정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 후보자가 내정 발표 뒤 야당의 반대 강도가 예상보다 세다고 보고 책임총리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는 것을 미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이날 오후 2시에 소감을 발표하려다가 30여분가량 지연된 것과 관련, “정국이 빠르게 변하니 많은 분의 의견을 종합해서 결례지만 연기했다”고 말해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김 후보자는 이날 밤 국민대 강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나는 대통령을 보호하려 나서지 않았고 하야(下野) 여론 앞에서 ‘방패막이’를 할 이유도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헌정중단, 국정붕괴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높아진 탄핵·하야 여론에 대해 “국민이 원하면 어쩌겠느냐”고도 했다.

“우병우 장인은 고향 향우회 회장”

김 후보자는 박 대통령으로부터 총리 내정 연락을 받은 시점과 관련, “아마 지난 일요일(10월30일)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모르고 우 전 수석의 장인은 안다”며 “우 전 수석 장인은 고향(경북 고령) 향우회 회장으로 그의 추도식에 갔었다”고 했다.

황교안 총리 이임과 관련한 혼선도 있었다. 총리실은 이날 오전 김 후보자 내정 사실이 발표된 직후 황 총리 이임식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신임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도 않은 시점에 기존 총리가 이임식을 하기로 한 데 대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약 1시간20분 만에 총리실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정운영 공백이 한시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임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총리실 간 내부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영식 선임기자/김주완 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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