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선생 '어룬님 오신 날 밤에'.jpg
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김영기 씨(58)와 김영기가곡보존회가 3일 서울 삼성동 서울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서 기획공연 ‘연모지정(戀慕之情), 어룬님 오신 날 밤에’를 선보인다.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 등을 여창 가객만이 표현할 수 있는 청아하고 섬세한 표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기획공연에서는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곡들을 주로 선보인다. 현전(現傳)하는 여창 가곡 88곡 중 흔히 공연무대에 선보였던 곡들이 아닌 둘째 바탕 중에서 남녀 간의 사랑을 노래한 곡들을 골랐다. 김씨는 우조 이수대엽 ‘동짓달’을 노래한다. 가곡보존회 소속 가곡 이수·전수자들이 우조 두거 ‘한숨은’, 반우반계 환계락 ‘사랑을 찬찬’, 계면조 평거 ‘사랑 거즛말이’, 계면조 계락 ‘바람도 쉬어 넘고’, 계면조 편수대엽 ‘모시를’을 노래한다. 또한 출연자 전원이 계면조 태평가 ‘태평성대’를 합창할 예정이다.

15세부터 가곡을 배운 김씨는 1982년, 1992년, 1999년 KBS국악대상 가악 부문에서 수상했다. 2001년 37세의 이른 나이에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현재 서울 만리동에 있는 김영기가곡전수관에서 가곡 전승을 위한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전수관 상설공연장에서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월례 상설공연을 하는 등 활발한 전승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이번 공연은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사랑을 주제로 기획했다”며 “가곡을 잘 모르거나 어려워하는 대중들에게 가곡의 아정함과 청아함을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가곡(歌曲)은 판소리, 범패와 더불어 우리 음악의 3대 성악곡 중 하나다. 소규모 관현악반주에 전주(대여음), 노래(초장,2장,3장), 간주(중여음), 노래(4장,5장), 후주(대여음)의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남성연창, 여성연창, 남녀교창의 형태로 연이어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양반을 비롯한 상류계층이 즐겼으며,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번 기획공연은 관람료는 받지 않는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