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쌍조기' 덕에 웃는다
LG전자의 ‘쌍조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쌍조기는 건조기와 공조기를 일컫는 것으로 둘 다 올해부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LG전자의 건조기(사진) 누적 판매량은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공조기 역시 최근 개장한 ‘스타필드하남’ 등에 공급되는 등 매출이 크게 늘었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을 생산하는 에어솔루션사업부는 공조기 판매 증가에 힘입어 올해 기업 간(B2B) 매출 비중이 지난해 40%에서 올해 50%로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2010년 이후 사라진 건조기 TV광고를 최근 재개했다. 공조기도 서울 마곡동 지역난방공급시설 관련 설비 등 신규 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판매 증가의 주요인이 에너지 효율 개선에 있다는 점도 두 제품의 공통점이다. LG전자는 7월 발생한 열을 재활용하는 히트펌프를 적용한 전기 건조기를 내놨다. 기존 제품 대비 전기 소모가 75% 적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싼 전기료 문제가 해결되면서 전기식 건조기가 가스식을 대신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핑몰 등 대형 시설을 난방하거나 냉각하면서 에너지 소모가 큰 공조기에도 각종 에너지 절감 기술이 도입됐다. 스타필드하남에 적용된 ‘빙축열 터보 냉동기’는 전기료가 저렴한 밤에 얼려놓은 물로 냉방과 냉수를 공급하는 설비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