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거품 경고음’이 다시 울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주식시장 버블 붕괴를 겪은 중국이지만 최근 들어 다시 경제 곳곳에 거품이 쌓이고 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어제 ‘주식 채권 철광석에 이르기까지 온갖 거품이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각 분야 버블이 모여 어느날 거대한 거품이 돼 중국 경제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거품은 역시 주택시장이다. 지난해 선전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47.5%로 세계 도시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투기자금이 각종 채권과 원자재는 물론 골동품, 예술품, 서예작품에까지 흘러들고 있다고 한다. 심각한 것은 경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5월 콩 선물 가격이 40%나 올랐는데 당시 거래량은 중국 연간 소비량의 9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중국 항구에 철광석이 쌓여 있는데도 올 1분기 철광석 선물은 50% 급등했다.

경기가 둔화되자 중국 당국이 더 많은 돈을 풀어댄 탓이다. 올 1분기에만 6900억달러의 신용이 추가로 공급됐고 중국의 총부채는 GDP의 260%로 치솟았다. 돈은 쏟아지고 마땅한 투자처는 부족해지자 선물과 같은 가상경제(virtual economy)에까지 돈이 묻지마식으로 흘러들고 있다. 문제는 이런 거품이 어느날 연쇄적으로 터질 경우 파장이 중국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난해 여름 중국 증시가 단기간에 40% 넘게 급락하자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했던 것만 봐도 그렇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거의 절대적인 한국으로서는 더욱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6.0%로 수입까지 합한 교역의존도는 23.6%에 달했다. 위안화 약세에도 중국의 수출이 줄고 있는 점도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올 들어 위안화 가치는 6%가량 떨어졌지만 중국의 9월 수출은 전년 대비 10% 줄었다. 수요 감소와 중국 내 임금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이 원인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품의 75%는 재가공돼 수출된다. 악재가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