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박멸용 모기' 어떻게 바이러스 퇴치할까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항바이러스 모기’(사진)가 내년 초 남미 등지에 풀릴 예정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영국 정부, 자선단체 웰컴, 빌앤드멀린다 게이츠재단은 1800만달러(약 200억원)를 투입해 브라질과 콜롬비아 도시 지역에 바이러스 저항력을 가진 모기를 퍼뜨린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모기 퇴치를 위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살충제다. 하지만 살충제가 빈번히 사용되면서 주성분인 ‘피레스테로이드’에 내성을 가진 모기가 늘어나 대처하기가 힘들어졌다.

비영리 해충퇴치 단체인 뎅기박멸프로그램은 ‘울바키아 피피엔티스’라는 이름의 박테리아에 주목했다. 울바키아는 세계 60% 이상 곤충 종의 세포 안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다. 성체에서 새끼로 옮아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바키아는 모기 세포 안에서 영양분, 효소 등의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지카 또는 뎅기열(뎅기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돼 생기는 병으로 고열을 동반하는 급성 열성 질환) 바이러스와 경쟁한다. 따라서 이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는 지카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퍼뜨릴 확률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울바키아는 지카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이집트숲모기(지카 모기)’에는 잘 침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뎅기박멸프로그램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울바키아를 지카 모기에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울바키아 요법의 효과는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지난 수년간 브라질, 콜롬비아, 호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모기에 울바키아를 주입해 바이러스 감염력을 줄였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편 발표됐다.

스콧 오닐 뎅기박멸프로그램 박사는 “지난 6년간 울바키아에 감염된 곤충이 인체에 해를 미치는지 조사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