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귀국한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 변호인은 최 씨가 죄가 있다면 처벌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씨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 이경재 대표변호사는 이날 정오께 본인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씨가 말하자면 단두대에 올라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수사에 응하겠다는 확고한 결의가 다 돼 있다"며 "죄가 인정되면 처벌받기 위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씨의 귀국은 내가 설득한 게 아니라 본인이 빨리 들어가서 밝히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검찰에서) 언제든지, 오늘 밤에라도 오라면 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변호사는 오전 9시30분 자신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정곡빌딩에서 회견을 열어 최씨 귀국 사실을 밝히고 "검찰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 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씨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순응하겠으며 있는 그대로 진술하고자 한다"며 "자신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좌절과 허탈감을 가져온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리는 심정을 표하고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영국 런던에서 비행기를 탄 데 대해 "벨기에, 덴마크로 도피했다는 등 여러 소문이 있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며 "본인 말로는 독일 현지에서 언론 추적이 너무 심해 힘들어 런던에서 출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수정이나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선 "앞으로 수사될 부분에 대해선 변호인으로서 말씀드릴 수 없다.앞으로 수사에서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자신의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 모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3일 독일로 출국했다가 이날 오전 7시35분께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으로 57일 만에 귀국했다.

유럽 현지에서 함께 머물던 승마선수 딸 정유라 씨는 동행하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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