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배우는 회계사, 통계 배우는 의료연구자…"융합형 인재 되려 방송통신대 다녀요"
조만석 군(18)은 올해 8월 공인회계사 시험을 최연소로 합격했다. 한 회계법인에 다니는 그는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수업을 듣고 있다. 조군은 “회계나 재무 관련 업무를 하면서 법률 상담도 같이 하면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 방송대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를 두 번의 월반으로 4년 만에 졸업하고, 중·고교 과정은 검정고시로 마쳤다. 조군은 “방송대에서 공부하면서 여러 학우와 멘토를 온·오프라인으로 만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고, 국립대인 만큼 학비도 저렴해 직장 생활과 병행하기 좋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공이나 직업에 다른 영역의 지식을 융합하겠다며 새로운 공부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방송대에는 조군과 같은 ‘융합형 인재’가 적지 않다.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에서 일하는 김문주 씨(21)는 방송대 정보통계학과에 입학해 ‘의료 연구계의 통계 전문가’를 꿈꾸고 있다. 의료분야 특성화고인 염광여자메디텍고에서 의료정보시스템을 전공한 덕에 병원 일에서 의학 용어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연구 업무를 하다 보니 통계 지식이 부족한 게 못내 아쉬웠다. 일하면서 공부할 길을 찾다 방송대 문을 두드렸다.

김씨는 “통계 지식을 알고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할 줄 알면 다양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정보 활용의 질도 달라진다”며 학구열을 내비쳤다. 졸업 전에 통계 관련 전문 자격증을 따고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더 깊이 공부하는 게 그의 목표다. 김씨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실무 전문성을 높여갈 수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목표가 명확해져 일과 공부 모두에 더 큰 의욕이 생긴다”고 했다.

방송대 2016학년도 입학생을 보면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를 졸업한 뒤 다른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이 대학에 들어온 학생이 57%에 달한다. 직업 생활을 하면서 인터넷 강의로 편리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직장인도 상당하다. 김외숙 방송대 총장 직무대리는 “융복합 인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자기 전공 분야에 접목할 새로운 지식을 배우려는 사람이 많다”며 “방송대는 이들의 성장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