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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일본형 장기불황을 피하려면

입력 2016-10-27 17:42:50 | 수정 2016-10-27 21:06:59 | 지면정보 2016-10-28 A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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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대비 원화가치 절상 막고
경기부양은 4차산업에 집중
비능률적 산업조직도 재편해야"

이종윤 < 한일경제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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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경제는 가계부채 증대로 소비수요가 막히고 수출경쟁력 약화 및 세계시장 침체로 수출도 마이너스로 치닫고 있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업 투자가 저조해 일본형 장기불황으로 진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형 장기불황이라 함은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 이후인 1990년대 초에서 2010년대 초에 이르는 경기침체기를 말한다. 이 기간에 일시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진 적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연 1%대 경제성장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의 장기불황 배경엔 불황극복을 위한 일본 정부의 대응방식이 있었다. 일본은 적자공채를 발행해 경기부양에 나섰는데 그 방식이 지역구 의회의원의 요구에 따른 토목공사 추진이었다. 구조조정 대상이던 범용성 산업들은 경기부양책과 해외 저가제품의 수입 억제에 의해 살아남았다.

이런 정책은 일본 경제를 고비용 구조화함으로써 여전히 비교우위를 누려야 할 적지 않은 산업들을 해외로 밀어내는 결과를 낳았다. 또 이로 인해 공동화 현상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게 됐다.

2012년 말 등장한 아베노믹스는 엔화 가치 절하를 통해 수출증대, 투자증대, 그리고 소비증대를 추구해 왔다. 그 결과 일본 경제는 고용이 늘어나고 수출기업의 경영구조를 튼튼히 함으로써 연구개발(R&D) 활동이 강화됐고 인수합병(M&A) 사례가 늘어났다. 이는 일본 기업의 체력을 강화시켜 본격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뛰어들게 하는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본 경제의 전개를 통해 우리가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 우선, 지속적인 엔고와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내수시장 축소를 불러 장기불황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한국 경제 역시 1995년 미·일 간 엔저 용인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들어가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아베노믹스로 2012~2015년에 걸쳐 엔화가 50%나 평가절하됐음에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조선·철강·석유화학 등의 산업에서 큰 폭의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한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원화 가치가 엔화 대비 과도하게 절상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토목공사 방식의 경기부양을 지양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의 확대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의한 경기부양책은 초기에 경기부양 효과가 급속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일단 궤도에 오르면 지속적인 수요를 유발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전개에서 애로 요인은 그 산업에 요구되는 고급 인적 자원의 부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막대한 R&D자금 투입, 그리고 수요창출을 위한 환경조성이다.

이런 애로요인 해소에 정부의 정책지원을 집중하면 한국 경제의 4차 산업혁명은 완성될 것이고 더 이상의 경기부양책도 필요 없어질 것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심각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기부양책을 쓰려고 한다. 추경예산 편성에서부터 부동산이나 토목공사형 사업이 아니라 4차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본 산업조직의 중요 특징 중 하나가 관련 산업을 망라하는 대규모 기업집단을 구성하는 것이다. 일본 경제 침체에 따라 이런 산업조직이 비능률적이며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일본의 정책당국도 일본 기업의 이 같은 존립형태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인식해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을 제정했고, 실제 기업재편을 통해 소생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도 관련법이 제정돼 산업조직 재편이 나타나고 있다. 대외경쟁력 회복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요구된다.

이종윤 < 한일경제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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