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부터 방송 중인 MBC TV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를 필두로 혼자 사는 사람의 일상에 주목하는 프로그램이 잇따르고 있다. 혼자서 술을 즐기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tvN의 ‘혼술남녀’가 시작한 데 이어 SBS TV는 ‘다시 쓰는 육아일기-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혼자 사는 남성 스타의 생활을 조명하면서 관찰자로 그들의 엄마를 내세웠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520만가구로 전체 1911만가구에서 27.2%를 차지했다. 1990년 102만1000가구(전체의 9%)의 다섯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1980년부터 2005년까지만 해도 4인 가구가 세 집 중 한 집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고 2010년에는 2인 가구가 네 집 중 한 집꼴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인 가구 비중이 1위로 올라섰다.

자기계발과 편리한 생활에 관심

[비즈 인사이드] 1인 가구, 마케팅 1순위
일본 1인 가구와의 생활스타일을 비교해보자. 한국의 1인 가구는 비(非)자발적이고 일시적인 가구 형태를 유지하는 반면 일본은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대체로 한국은 물질과 재테크에 관심이 높은 데 비해 일본은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독립 의지가 강하고 취미나 여가에 관심이 많다. 한국은 자신을 가꾸고 표현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성향을 갖고 있어 패션과 브랜드 상품 구입을 중시한다. 일본은 실용적인 패션을 좋아한다. 한국은 편리한 식생활을 추구하는 편이어서 소포장 식품, 반조리 식품 등을 선호한다.

몸값 높아지는 소형 아파트

주택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선호 면적이 소형으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진 것은 물론 임대 수익형 상품으로의 가치 역시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개별 면적형별 청약 경쟁률을 살펴보면 상위 10곳 중 1~4위를 비롯해 무려 7곳이 소형 아파트의 대표 면적형인 전용 59㎡였다. 가격 상승률도 눈길을 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5년 8월 대비 2016년 8월 규모별 아파트 가격 변동률 부문에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3.85%로 모든 주택 규모 중 가장 높았다.

혼자 사는 사람들일수록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편의점 이용금액 증가율은 대형마트를 앞질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편의점의 전체 카드 이용금액은 3조21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4400억원)보다 3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카드 이용금액 증가율은 각각 2.3%와 9.4%에 그쳤다.

소량 포장, 소형 제품이 대세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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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주택, 식품, 여가활동, 서비스 등으로 광범위하다. 1인 가구 수가 급증하는 만큼 잠재력도 크다. 관련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약 200조원 가까이로 급신장할 전망이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소형 가전·가구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소형 가전·가구를 보유한 가정이 많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형 가전·가구를 갖고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61.8%로, 2014년 같은 조사(46.2%) 대비 큰 폭으로 높아졌다. 가구 형태별로는 1인 가구의 보유율이 66%로 가장 높았다.

미니 가전제품에 이어 젊은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가구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수납 기능이 강화된 가구와 다기능성 복합가구들이 인기다. 경제력을 갖춘 젊은 1인 가구를 위한 원룸형 아파트도 등장했다. 전등 갈기, 청소, 세탁, 택배 관리, 아침식사 배달 등으로 입주자 편의를 높였다.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가볍게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바 스타일의 고깃집, 혼자서도 쑥스럽지 않게 자리를 배치한 스테이크 전문점, 소용량 제품 전문매장, 동전 투입형 자판기 빨래방 등이 등장했다. 공연업계는 여가를 즐기는 싱글들에게 공연 할인 혜택을 주고, 여행업계는 혼자 떠나기 좋은 여행상품, 보험업계는 개인 보장이 강화된 보험상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승욱 특집기획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