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TV 부동산 전문가 현장진단] ⑦ 양철승 부동산가치투자연구소 소장 "은퇴설계 때 부동산 리모델링 필수…꾸준히 수익 나오는 통로 만들어야"
‘부동산 은퇴 설계’에 정답이란 없다. 도심을 떠나 즐기는 전원생활은 낭만적이다. 노후 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전원생활이 맞는 것은 아니다. 각 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부동산 은퇴설계가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수익형 부동산을 장만해 정기적인 수익을 확보함으로써 짜임새 있는 은퇴설계를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은 자신이 피땀을 들여 구입한 자신의 집에 살면서 주택연금 제도를 활용해 노후생활을 할 수도 있다. 모두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면 된다. 그래도 방향성은 중요하다. 부동산 은퇴설계 바구니에 담을 풍성한 먹거리를 위해 메뉴판을 제시한다.

5층짜리 연금자산을 만들 것을 권한다. 현재 갖고 있는 부동산 자산을 정기적인 연금 형식으로 바꾸란 얘기다. 1층은 국민연금, 2층은 퇴직연금, 3층은 개인연금이다. 여기에 4층은 주택연금, 마지막 5층에는 월 지급식 연금이 필요하다.

부동산 자산의 리모델링도 필수다.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 자산을 과감하게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꾸고, 거주 역시 실용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 부동산은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사용의 개념이다. 또 개발에서 관리로 부동산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이런 흐름을 감지하고 부동산 자산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

행복자산도 중요하다. 노후에는 건강, 가족, 여가, 취미, 친구, 종교, 교육 등이 행복한 생활의 기반이 돼야 한다. 연금과 부동산이 아무리 많아도 행복자산이 제로면 그 사람은 불행하다.

지속가능한 부동산 은퇴설계도 중요하다. 은퇴 이후에 큰 변수가 나타나 상처를 입으면 다시 재기하기 힘들어진다. 사업에서도 꾸준한 수익 창출이 필요하듯이 부동산 은퇴설계에도 지속 가능한 요소가 필요하다. 부동산 투자의 시대가 가고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잘 관리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내공을 쌓아야 한다.

오피스텔 등의 수익형 부동산은 은퇴설계 시 투자할 수 있는 좋은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부산에 사는 D씨(55)의 시행착오에 이은 성공 스토리를 참고할 만하다. 부동산 투자에 문외한이던 그는 투자하기 쉬운 오피스텔부터 시작했다. 2006년 부산에 있는 한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 당시 주거용 오피스텔이 아파트 규제를 피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였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주택이 아니라 청약 통장을 쓸 필요가 없었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간주돼 세금을 물게 된 것이다. 또 부가가치세 환급을 받고 있었지만 이미 분양가에 포함돼 있는 돈이라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평범한 직장인 D씨는 할 수 없이 불법으로 사업자등록까지 내야 했다.

설상가상 오피스텔에 대한 정부 규제까지 본격화되면서 웃돈(프리미엄)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분양가보다 500만원 낮게 이 오피스텔을 팔 수밖에 없었다. 금융비용과 기회비용까지 감안할 때 D씨는 약 2000만원의 손해를 봤다. D씨가 오피스텔 관련 투자에 실패한 큰 요인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형 상품이라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절치부심하며 만회할 기회를 엿보던 그는 경기 부천시 중동으로 이사하면서 인근 부천시청역 인근에 새 오피스텔을 매입했다. 1억2000만원에 구입해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5만원을 받고 있다. 연간 수익으로 보면 660만 원이다. 자신감이 붙은 D씨는 또 다른 오피스텔을 9000만원에 매입, 이 중 절반인 4500만원은 연 이자 4%의 대출을 이용했다. 대출 이자가 연 180만원 발생하지만 480만원의 월세 수익이 생겨 흐뭇했다.

오피스텔을 비롯한 수익형 부동산은 공실률이 중요하다. 업무지구이거나 대학가, 고시학원가, 산업단지 등은 임대수요가 풍부해 오피스텔 배후지로 적합하다. 또 계약면적이 아니라 실제 거주자가 사용하는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주변 오피스텔과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

오피스텔 이외에도 상가, 소형 빌라, 소형 아파트, 지식정보센터 등 다양한 수익형부동산이 있다. 은퇴설계시 부동산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부동산은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가치가 더 중요한 영역이다. 누구든지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은 향후 매매차익이나 가치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보는 안목은 통찰력이다. 정치, 문화, 사회에 대한 깊이있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