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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의 비타민 경제] 한경 수습시험서 가장 많이 틀린 문제

입력 2016-10-19 17:42:05 | 수정 2016-10-20 00:30:34 | 지면정보 2016-10-20 A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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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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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3개 있다. 하나의 문 뒤에 경품이 있고 나머지 둘은 꽝이다. 사회자는 경품 위치를 안다. 문 하나를 고르자 사회자가 나머지 두 문 중에 꽝인 문을 열어보인 뒤 선택을 바꿀 기회를 준다. 바꾸는 게 유리할까, 안 바꾸는 게 유리할까. 그 이유는?’

올해 한경 수습기자 종합교양시험에서 정답률이 가장 낮았던 문제다. 대다수 응시생이 ‘안 바꾼다’를 택했다. 문이 두 개 남았으니 확률은 2분의 1로 같다는 이유다. 심지어 자신의 ‘촉’을 신뢰하거나, 사회자의 꼬임이란 답도 나왔다. 하지만 바꾸는 게 유리하다. ‘바꾸겠다’는 응시생들도 3분의 1인 확률이 2분의 1로 높아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것도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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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는 ‘몬티홀 딜레마’라는 조건부 확률게임이다. 미국 TV쇼 진행자 몬티 홀이 이런 게임을 통해 경품을 줬다. 문 A, B, C 중에 A를 선택하면 확률이 3분의 1, A가 아닐 확률은 3분의 2다. 만약 B가 당첨이라면 사회자는 C를, C라면 B를 열 것이다. 선택을 바꾸면 문 두 개를 고르는 셈이 된다. 물론 A가 맞을 수도 있지만 기저확률 3분의 1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해가 안 되신다고? 그럼 문 100개 중 한 곳에 경품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어떤 문을 고르든 확률은 1%이고, 그것이 아닐 확률은 99%다. 경품 위치를 아는 사회자가 다른 문 하나만 남기고 98개 문을 다 보여줬다. 확률이 1%에서 99%로 높아지는데도 안 바꿀 텐가.(찰스 윌런 《벌거벗은 통계학》 참조)

인간의 두뇌는 확률 계산에 부적합하다. 수십만년간 논리보다 어림셈(휴리스틱)으로 살아온 탓이다. 도박사의 오류부터 그렇다. 앞서 동전 앞면이 아홉 번 나왔다고 반드시 뒷면이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경제학자들도 확률을 어려워한다. 1952년 모리스 알레가 한 학회에서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간이실험을 했다. ①52만달러를 벌 확률 61% vs 50만달러 확률 63% ②52만달러 확률 98% vs 50만달러 확률 100%. 각각 무엇을 선택할까.

주류경제학의 기대효용이론에 따르면 ①, ②의 선택은 전자든 후자든 일관돼야 한다. 그 차이는 각기 2만달러, 2%포인트로 같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조차 ①에선 거의 전자를, ②는 거의 후자를 골랐다. ①에선 2만달러, ②에선 2%포인트에 끌린 것이다. 이른바 ‘알레의 역설’이다.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사람은 확률을 숫자 자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가중치를 부여한다고 지적했다. 당첨 확률이 희박한 로또를 사는 것도 확률이 0%는 아니므로 ‘가능성 있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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