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궈구(47), 천짜이옌(46), 쑨칭린(43) 등 3명의 중국 설치미술가로 구성된 양지앙그룹이 18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양지앙그룹: 서예, 가장 원시적인 힘의 교류’전을 개막했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현대미술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2013년 시작된 ‘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의 네 번째 전시다.

내년 8월27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중국에서 진행 중인 장기 프로젝트 ‘료원’을 압축했다. 료원은 양지앙그룹의 이상향, 즉 무릉도원이란 의미다. 허공에 떠 있는 희미한 피라미드는 교류의 기운을 한곳에 집중시키기 위한 안테나 장치를 뜻하고, 벽에는 서예를 회화로 재해석한 높이 17m의 벽화가 설치돼 있다. 바닥에는 원형 테이블 가운데에 글씨가 쓰인 종이들이 ‘물’처럼 담긴 연못 모양의 조형물이 있다.

정궈구는 “문예 전통이 깃든 양지앙 지역(광둥성의 해안 도시)의 산업화와 자본화가 초래한 일상 풍경의 변화를 서예설치와 퍼포먼스로 변형해 동시대 중국이 처한 삶의 문제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