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루벤스 '아기 에리크토니우스의 발견'
네덜란드 화가 페터르 파울 루벤스(1577~1640)는 인물을 생동감 있고 우아하게 묘사해 17세기 바로크 시대 제일의 화가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는 주로 관능적이고 풍만한 여인을 비롯해 그리스도의 수난과 같은 종교 사건, 호화롭고 방탕한 신화의 장면들을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하게 붓끝으로 잡아냈다.

1616년에 제작한 ‘아기 에리크토니우스의 발견’도 그리스 신화의 한 장면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걸작이다. 아름답고 관능적인 여인들이 뱀의 발을 갖고 태어난 아기 에리크토니우스를 보고 놀라는 모습을 담았다. 바구니에 담긴 아기를 바라보고 있는 여인들을 마치 연극을 보는 듯 극적인 구성으로 연출해 이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깊은 명암과 빛의 활용, 강렬한 색채의 대조 등을 통해 인물들의 생동감을 극대화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