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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 & Point] 오래된 것의 '새로운 발견'…꼭 새 것이 아니어도 '창조'

입력 2016-10-13 16:44:09 | 수정 2016-10-17 11:15:37 | 지면정보 2016-10-14 B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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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카페

세상에 없던 것 만들어야
창조라는 강박관념 갇히면 독창적 콘텐츠 나올수 없어

세상을 조금 비틀어보면
우리가 사는 주변 곳곳에 창조의 씨앗이 숨어 있어

김용성 < IGM(세계경영연구원 )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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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창조성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경영자들에게도 조직의 창조성은 절실하다. 하지만 유교문화가 기반인 한국 사회에서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은 종종 눈총을 받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찬양하지만 정작 파격적인 창업이 드문 이유다. 이런 문화적 환경에서 창조성을 키울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국적인 문화를 지키며 새로운 창조를 이뤄낸 두 가지 사례가 있다. 일간지 시사만평 작가로 활동하던 박시백 작가는 역사만화 조선왕조실록을 그려 ‘대하역사만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박 작가는 사극 드라마 ‘왕과 비’를 보다 자신의 역사 배경지식이 얕다는 것을 깨닫고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다가 조선왕조실록의 만화화를 결심했다. 역사책은 많지만 기본 사실조차 틀리게 표기된 사례가 많아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는 실록을 기초로 한 만화를 그리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 작가는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탐색했기 때문에 기회를 발굴할 수 있었다. 시사만평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는 데 안주했다면 쉽지 않았을 거다. 당시 박 작가는 자신의 일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누구나 한 가지 일을 수년간 반복하면 실력은 쌓이지만 한계도 느끼기 마련이다. 이때 대부분 사람은 매너리즘에 빠진다. 반면 박 작가는 새로운 길을 찾아보며 도전했고 마침내 창조성을 발휘하게 됐다.

만화 조선왕조실록이 등장한 뒤 더 이상 실록에 기초한 역사만화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웹툰을 그리는 변지민 작가(필명 무적핑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조선왕조실록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화 형식을 접목시킨 웹툰 ‘조선왕조실톡’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했다. 모바일에 친숙한 젊은 세대에겐 가벼우면서도 재미있는 이 웹툰이 인기를 끌었다.

형식은 가벼워 보이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다. 변 작가는 연재 기간 동안에는 휴가를 가지 못한다. 조선왕조실톡의 에피소드를 만들려면 실록은 물론이고 다른 역사책도 꼼꼼히 찾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다룰 땐 ‘난중일기’와 ‘장비록’까지, 정조나 사도세자를 다루는 경우에는 ‘한중록’ ‘일성록’ ‘승정원일기’ 등을 살펴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사례 역시 창조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을 준다.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만 창조라고 여기는 강박관념에 갇혀 있었다면 이런 콘텐츠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박 작가와 변 작가가 창조의 소재로 삼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부터 적힌 500년간의 과거 얘기다. 이렇게 오래된 소재로도 21세기 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의 익숙한 일상에는 수많은 창조의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청년 농부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농산물을 파는 일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청년사업가들이 재래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모습이다. 완전히 새로워야만 창조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창조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면 안 된다. 세상을 조금 비틀어보며 새로운 시도에 도전해보자. 우리 주변에는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창조의 씨앗이 곳곳에 숨어있을 것이다.

김용성 < IGM(세계경영연구원 )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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