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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동물의 사회성

입력 2016-10-12 17:33:45 | 수정 2016-10-13 02:09:00 | 지면정보 2016-10-13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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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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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 축사에서 오순도순 잘 지내는 돼지와 자주 싸우는 돼지 두 집단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잘 자라는지 측정해 봤다.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2년6개월간 벌인 장기 프로젝트였다.

그 결과 공격 성향이 적고 사회성이 뛰어난 돼지들의 성장과 번식이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이 30㎏에서 90㎏으로 늘 때까지 기간을 조사했는데, 사회성이 좋은 돼지들이 127일로 자주 싸우는 돼지보다 6일 빨랐다. 첫 분만 시기도 347일로 5일이 짧았다. 다시 발정을 하는 데 걸리는 발정재귀일 역시 5.4일로 반나절이 빨랐다.

이 실험은 농가에서 어떤 돼지를 사육해야 소득이 더 나아질까를 찾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까지는 개체 자체가 우수한 품종을 사육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겼지만, 이 실험을 통해 한 개체가 우수해도 동료들과 자주 싸우면 전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걸 알게 됐다. 실험에서 새 돼지가 들어오면 사회성이 좋은 돼지는 하루에 한 번 공격했지만, 사회성이 나쁜 돼지는 3.7회나 공격했다. 농진청은 사회성까지 우수한 좋은 종자를 골라 기를 경우 농가당 연간 1억8000만원(500마리 기준)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동물의 사회성은 가축사육 환경을 개선하는 동물복지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다. 돼지뿐만 아니라 사슴 닭 메추라기 밍크 물고기 등의 사회성 정도가 전체 집단의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도 구체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나무 등 식물이 자라는 정도와 미생물의 군집성에 대한 연구까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연구에서 말하는 동물의 사회성이란 것이 인간적인 기준일 뿐이라는 점이다. 돼지를 예로 들면 머리를 박고 꼬리를 무는 행동은 서열 싸움이거나 먹이 경쟁의 일종으로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것을 인간들이 비사회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특히 야생 상태에서 사회성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다른 동물집단과 영역 싸움을 벌일 때나 먹이를 집단 사냥할 때 발휘되는 사회성은 오히려 위계질서가 뚜렷하고 전투력을 높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축사육을 전제로 논의되는 동물의 사회성은 결국 더 빨리 살찌우고, 새끼도 더 많이 낳을 수 있도록 ‘온순한’ 종자만 골라서 키우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 이 실험을 두고 “동물의 세계에서도 상생, 동반성장이 답”이라는 식의 일부 보도는 그야말로 견강부회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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