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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식의 정치가 뭐길래] 소신이냐, 정략이냐…山으로 가는 개헌논의

입력 2016-10-12 15:08:38 | 수정 2016-10-12 15: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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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등 기반 확실한 주자들 개헌 추진 꺼려
친박 일각선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 주장
권력 분권형·지방 분권형·중임제·직선 내각제·내각제 등 제각각
안철수 "권력구조만 논의, 국민공감 못얻어"
이정현 "정략적 목적 바람직 안해…차근 차근 진행해야"
내년 대선전까지 개헌 쉽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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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청와대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에서도 개헌론이 제기되면서 국정감사 이후 정가의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개헌 시기와 내용, 권력구조 개편 방향 등에 대해선 대선 주자별로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견해가 다른 이유는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하지만 정파적 이해를 계산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2일 권력 나눠먹기 차원의 정략적 목적으로 개헌을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여권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개헌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친박(친박근혜)계 일각에서는 ‘반기문 대통령-친박계 총리’구도를 거론해왔다. 오랜 외교관 경험과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한 강점을 살려 반 총장이 외교 안보를, 친박계 총리가 내치(內治)를 각각 담당하게 하는 구상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최근 잇달아 개헌카드를 꺼낸 것은 이런 방안과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의 대선 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도 개헌을 지지한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 직선 내각제, 유 의원과 오 전 시장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남 지사는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주장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최근 ‘왜 지금 국민을 위한 개헌인가’라는 책을 냈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권력구조 개편만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제대로 된 개헌을 하자고 주장하며 “국가적으로 큰 성과를 이뤄낸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 주장은 정파적 유불리를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단임제가 문제 있다면 대통령 4년 중임제로 바꾸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내각제를 하는 독일형도, 대통령제인 미국도 아닌 ‘한국형’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대통령을 직접 손으로 뽑고 싶어 하기 때문에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게 옳다”며 “그런데 대통령과 의회 권력이 충돌하면서 일이 제대로 안 된다. 그래서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가되 내각은 각 정당의 의석 비율에 따라 장관들을 추천받아 임명하는 우리만의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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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는 “개헌을 하려면 압도적 국민적인 지지와 합의가 있어야 하고, 기득권 체제가 힘을 잃어야 한다”며 “국민의 압도적 지지와 헌정 공백 둘 다 있어야 개헌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 내에 개헌 추진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것이다.

야권에선 지지 기반이 비교적 안정돼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개헌에 대해 소극적이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적극적이지 않다. 현재의 구도로 가면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개헌 필요성을 앞장서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야권 내 비주류에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더민주 의원을 분권형 개헌을 고리로 연결해 반문(반문재인) 전선을 형성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 지사는 개헌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한자리 하는 분들이 권력을 나누기 위해 개헌이 필요한 게 아니다”며 “현 헌법 구조에서 국민이 어떻게 하면 나라의 주인이 되도록 할 것이냐의 관점에서 개헌 필요성이 제기돼야 한다”고 했다. 또 “개헌 논의는 자치분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며 “선거를 앞두고 정파 간 유불리를 놓고 개헌 논의가 진행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의원은 적극적이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개헌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1987년 개헌 뒤) 헌법이 지난 30년 동안 엄청난 사회 변화와 기대를 채우기에 부족하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며 “중앙 정치인들의 권력 나눠먹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새 출발이라는 관점을 갖고 바라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중앙정치 권력의 배분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개헌의 초점을 두자고 제안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 4년중임제 도입과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개헌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시기상조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12일 “지금 부족한 국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하면 향상하고 실제로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등을 설득해야 한다”며 “권력구조만 논의하는 개헌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 헌법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문제,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정보인권문제, 지방분권에 관한 문제 등을 포함해 개헌을 논의해야 한다”며 “국민은 관심없고 정치권만 관심있는 권력구조를 논의하면 ‘그들만의 리그’로 보실 것” 이라고 했다.
대선주자별로 의견이 다르고 청와대가 개헌에 반대해 개헌이 내년 대선전까지 현실화 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우리나라 개헌이 가장 잘못된 것은 특정 정권, 특정 정당, 특정 정치인이 주도한다는 것”이라며 “정략적, 정치적 의도와 목적으로 헌법에 함부로 손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 몇몇 정치인들의 의견을 물어서 개헌의 방향인 것처럼 보도하는 것도 잘못됐고, 그렇게 말하는 정치인도 잘못됐다”며 국민 공감대를 확보해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개헌은)백년대계를 보고 해야 한다”며 “개헌을 정략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저는 개헌찬성론자이고, 20대 국회의 200명이 넘는 의원들이 개헌에 찬성하고 있지만 문제는 대통령이 반대하면 안 되고 지금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자기들의 집권 연장을 위해서 플레이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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