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체 구동 소프트웨어(OS) 타이젠의 영토를 넓히고 있다. TV, 스마트워치, 스마트폰에 이어 이번엔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타이젠 OS가 탑재된 사이니지 7종을 출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사이니지는 디지털 광고판이다. 야외에 있어야 하고 항상 켜져 있어야 해서 내구성이 중요하다. 화려한 광고를 제대로 돌리려면 프로세서 성능도 강력해야 한다. 삼성은 TV에서 쌓아온 디자인 경쟁력 및 기술력 덕에 사이니지 사업을 하기 유리하다. 이번에 나온 신 모델은 두께 29.9㎜, 베젤 6.9㎜의 디자인을 구현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안정적인 동영상 재생 성능을 갖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방수·방진 기능도 갖췄다.

여기에 삼성의 OS인 타이젠을 깔았다. 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기기를 구동시키는 소프트웨어다. 기기에서 쓰이는 앱(응용프로그램)을 설계하는 ‘플랫폼’과 거래하는 ‘장터’ 역할도 한다. 세계 스마트폰 1위는 삼성이지만 구글은 삼성폰에 안드로이드 OS를 깔아 많은 돈을 벌어왔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이를 뒤집겠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막강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OS도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2014년부터 모든 스마트TV에 타이젠을 깔아 출시하고 있다. 이것만 매년 2500만대 이상이다. 모든 스마트워치와 스마트가전에도 타이젠이 설치돼 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