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한반도 전해역서 연합훈련
한·미 해군이 10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사진)를 투입, 한반도 전 해역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에 들어갔다. 북한이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이날을 전후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원천차단하는 무력시위다. 북한은 이날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해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 양국 해군은 오는 15일까지 한반도 전 해역에서 ‘2016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 2016) 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해군이 한반도 전 해역에서 대규모 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에는 미국 로널드 레이건호와 이지스 순양함을 포함한 함정 7척이 참가했다. 우리 해군에서는 7600t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40여척이 훈련에 합류했다. 양국 해군의 P-3와 P-8 해상초계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우리 공군의 전술기, 미 육군의 아파치 헬기 등 항공기들도 대거 투입돼 입체적인 작전을 벌인다.

한·미 해군은 2010년 7월에도 북한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응해 ‘불굴의 의지’라는 이름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했다. 당시에도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훈련에 참가했다. 이번에는 작전구역이 전 해역으로 확대된 데다 방어훈련에서 공격 위주로 전환한 게 특징이다.

특히 로널드 레이건호의 훈련 참가는 북한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길이 333m, 배수량 10만2000t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인 레이건호는 축구장 3개 넓이인 1800㎡의 갑판에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승조원도 5400명에 달한다. 북한의 핵공격 조짐이 나타나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 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장거리미사일 발사장 등 전략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동시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를 응징하겠다는 군사적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인 이날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노동당 창건일에는 김정은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으나 이날은 참배와 관련한 공식 보도도 나오지 않았다. 통상 기념일 전날 열리는 중앙보고대회 관련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으며, 기념일 당일 열리는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 개최 여부도 알려지지 않았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