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기계 제조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이 ‘성역’으로 여겨온 조선부문을 구조조정한다. 계열사 미쓰비시자동차의 상반기 연비 부정사태에 이어 대형 여객선과 일본 최초의 소형 제트여객기 MRJ의 인도 지연으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은 거액의 손실이 발생한 여객선부문에서 대형 여객선을 더 이상 수주하지 않고, 상선부문은 설계·개발부서를 분사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1884년 이와사키 야타로 창업자가 정부에서 인수한 나가사키조선소를 모태로 성장해 조선업에 애착이 강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15회계연도까지 여객선부문에서만 누적으로 2300억엔(약 2조4800억원)에 이르는 특별손실을 냈다. 미국에서 수주한 대형 유람선의 인테리어 공사 지연으로 납기가 1년 이상 늦어졌기 때문이다. 상선부문도 수주가 급감하면서 독자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그동안 쌓아온 선박 설계·개발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 8월 말부터 이마바리조선 등 3개 조선사와 상선사업 제휴를 협의 중이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