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간 무역수지 적자가 금융시장의 예상과 달리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났다.

그러나 수출과 수입이 모두 늘어났고 하계올림픽 경기 중계료 같은 서비스수지에서의 일시적인 적자 증가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월 무역수지 적자가 411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3.0% 증가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392억∼393억달러의 적자 규모를 예상했다.

지난 8월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 수출액은 1878억5000만달러로 전월대비 0.8% 증가했고, 수입액은 2285억8000만달러로 1.2% 늘어났다. 미국의 지난 8월 수입액은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치였고 수출 규모 역시 작년 7월 이후 가장 컸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292억달러로 가장 컸고 유럽연합(123억달러), 일본(57억달러), 독일(53억달러) 같은 국가나 지역을 상대로 한 무역에서 미국이 두드러진 적자를 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지난 8월 무역적자는 25억달러였다.

이에 비해 미국은 홍콩과의 무역에서 24억달러의 흑자를 낸 것을 비롯해 중남미(17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8억달러), 싱가포르(7억달러) 같은 나라에 대해서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소비재, 산업용 원자재 수출이 증가한 반면 자동차를 제외한 자본재나 소비재의 수출은 감소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무역적자 규모 자체가 증가한 점보다 수출이 증가한 점에 더 주목했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에서 순수출이 0.18%포인트의 증가 효과를 냈던 만큼, 지난 8월 나타난 수출 증가세가 전세계적인 교역 증가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늘어난다면 미국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 대한 미국 미디어업체들의 중계권료 지급이 지난 8월 서비스수지에 45억달러의 적자로 반영됐다며, 이 부분이 일회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9월 무역수지에 대한 전망은 어둡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기보다는 독일 도이체방크 투자자 이탈 사태 같은 불안 요인이 여전하고 11월 미국 대선 같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 정치 일정들이 있다며, 이런 요인들이 무역수지에 대해서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