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사업자들이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지급하는 모객 수수료가 매출의 최대 30%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잡기 위한 출혈 경쟁이 면세점의 존립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서울 신규 면세점 다섯 곳의 모객 수수료(매출 대비)는 최근 1년 새 10%대에서 20~30%까지 높아졌다. 태국과 일본이 2~6%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모객 수수료가 이처럼 높아진 것은 신규 면세점들이 수수료를 올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손쉬운 경쟁’을 택했기 때문이다. 올해 문을 연 A면세점은 지난 6월 ‘관광객 두 명이 100분간 매장에 머무르며 400달러 이상 결제하면 가이드에게 3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수수료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제살 깎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의 절반가량을 수수료로 지출하는 면세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객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이를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8월 이 수수료를 대통령령으로 정하자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