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점 만점에 58.9점.’ 변호사들이 대한민국 검찰에 매긴 점수(평균)는 박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달 10대 로펌 형사담당 변호사 100명에게 물은 결과다.

일부 검사의 일탈 등 최근 불거진 문제가 반영돼 ‘조직’으로서의 검찰은 낙제점을 받았다. 하지만 고달픈 검사 개인의 삶마저 ‘수준 이하’로 깎아내리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지적이다. 겉으론 강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검사들은 ‘살인적인’ 업무에 시달린다. 검찰이 수사해 처리하는 사건은 한 해 184만여건. 전체 검사 수가 2056명이므로 한 명이 연간 890건을 맡는다.
대한민국 검사 42%가 30대
몇몇 ‘비리 검사’ 탓에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 검사가 매도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밤늦게 일을 마친 뒤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으면서도 사건 얘기를 하는 게 검사들의 일상”이라고 말했다. 한 평검사는 “대부분 검사는 ‘내 몸이 피곤할수록 사회가 깨끗해진다’는 자긍심으로 일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검찰은 젊다. 30대가 42%, 40대가 36%다.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젊고 정의로운 검사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비판과 함께 애정 어린 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검사들이 살아가는 진솔한 얘기를 조명하는 ‘대한민국 검사 이야기’ 시리즈를 시작하는 이유다.

박한신/고윤상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