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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도이치뱅크 쇼크와 한국 경제 '미네르바 신드롬'

입력 2016-10-03 20:21:09 | 수정 2016-10-03 23:57:21 | 지면정보 2016-10-04 A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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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 사태 베팅하면 자충수
M-트로이카 구축으로 위기론 잠식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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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이치뱅크 사태를 계기로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금융상품, 금융산업, 금융감독 분야에서 앞으로 닥칠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다음 금융위기 가능성을 경고한 ‘JP모간의 보고서(how will crisis change markets)’가 미국 월가에서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JP모간은 보고서에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탐욕과 공포의 줄다리기에서 탐욕이 승리할 때 또 다른 거품이 형성되고, 공포가 탐욕을 누를 때 시장은 위기를 맞는 과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반드시 다시 온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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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현시점에서 다음 금융위기는 언제 어디서 발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금융위기의 시장별 발생 패턴을 볼 때 다음 금융위기는 이머징마켓(신흥국 시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이머징마켓에서 발생한 마지막 위기는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국가채무 불이행) 사태로, 이머징마켓은 공포의 기억이 잊혀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머징마켓의 붕괴가 당장 발생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이머징마켓의 거품이 정점을 넘은 상황이 아니고, 리먼브러더스 사태처럼 금융시장 붕괴 직전 극에 달했던 시장 모멘텀과 레버리지(차입비율)가 나타나지 않아서다. 슈퍼 사이클 국면이 종료되면서 과열됐던 원유와 금시장도 조정됐다.

올 들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과 위안화 절하를 겨냥한 환투기에 시달려온 중국은 외화가 부족해서 생기는 개발도상국형 금융위기의 가능성은 낮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위상 사이의 불일치, 과다 부실채권 등에 따른 선진국형 금융시스템 위기 우려는 앞으로 중국 정부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다음 위기 진원지로 급부상한 도이치뱅크 사태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염되려면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야 한다. 도이치뱅크는 이 비율이 낮아 리먼 사태처럼 마진콜(증거금 부족)에 따른 디레버리지(투자자금 회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벌금 문제만 조율되면 쉽게 해소될 수 있어 ‘위기’가 아니라 ‘쇼크’다.

금융위기 후보군의 실제 발생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 내부에선 유독 위기설에 민감한 분위기다. 이른바 ‘미네르바 신드롬’이다. 한국처럼 외환위기 경험국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위기론의 실체와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에는 ‘위기 3단계론(유동성 위기→시스템 위기→실물경기 위기)’이 적용된다.

한국은 외환위기 초기에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외자 선호정책으로 다른 위기국에 비해 외화유동성을 빨리 확보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실물경기가 회복되고 경제 내부에서 위기에 대한 우려가 불식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는 얼마나 빨리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 시스템 위기를 치유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불행히도 한국은 외화유동성을 확보한 이후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재평가, 이분법적 사고에 따른 잦은 정책 변경, 정부 혹은 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 경제주체의 이기주의 등으로 시스템 위기의 극복이 지연됐으며 그 과정에서 실물경기가 외환위기 이전만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시스템 위기의 극복이 지연되면 착시현상에 따른 투기요인이 커지는 대신 위기 불감증에 따라 정부의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국민도 ‘마이너스 베팅’에 열을 올린다. 마이너스 베팅이란 위기론에 돈을 거는 행위를 말한다. 환율상승을 겨냥해 달러 사재기에 나서거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결국 대내외 여건이 악화될 때마다 곧바로 위기설이 판치는 것은 ‘통계 수치상의 위기’가 아니라 정부의 경제운용 체제를 중심으로 한 ‘사회시스템상의 위기’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의 안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먼저 경제시스템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도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국민이 정책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정부가 신뢰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올바르게 국정을 운영하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부응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 ‘정책의 악순환’만 반복된다.

최근처럼 대내외 여건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특정인에게 의존하기보다 국민 모두의 집단지성을 구해 대처해 나가는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이 더 효과적이다.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주연이 되는 ‘M-트로이카(management-troica)’ 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것도 각종 위기설을 잠재울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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