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계산대에서 신용·체크카드로 물건을 사고 동시에 현금까지 인출할 수 있는 ‘캐시백 서비스’가 이달 중 시범 시행된다. 기존의 은행, 편의점 등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할 때와 비교해 수수료를 아끼면서도 쉽고 빠르게 현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점서 카드로 물건 사면서 현금도 찾는다
금융감독원은 물품 결제와 동시에 현금 인출이 가능한 캐시백 서비스를 이달 중 일부 편의점에서 시범 시행한 뒤 내년 1분기 본격 도입할 계획이라고 3일 발표했다.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이뤄지고 있는 서비스다.

캐시백은 1만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5만원은 현금으로 달라고 하고 카드로 6만원을 결제하면 물건과 함께 현금 5만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출금 기능이 포함된 신용·체크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은행 ATM을 이용할 수 없는 시간대(오후 11시30분~다음날 오전 7시)에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바로 현금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ATM이 설치되지 않은 편의점에서도 계산대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구경모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국내 ATM의 54.7%가 수도권 지역에 편중돼 있어 소도시나 도서 지역, 주택가 등에서는 심야시간에 현금을 인출하기 불편했다”며 이 서비스의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은행 또는 편의점 ATM을 이용해 현금을 찾을 때보다 수수료도 절약된다. 현행 편의점 ATM은 은행 영업시간 외 1100~1300원가량의 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은행은 영업시간 외 타행 고객에게 800~1000원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캐시백 서비스를 통한 현금 인출 수수료는 이보다 상당폭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구 국장은 “캐시백 수수료는 시장 자율이지만 ATM 관련 비용 절감에 따라 지금보다 낮은 비용으로 현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캐시백 서비스 이용 한도는 하루 한 번, 10만원까지다. 금감원은 추후 한도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 물건을 사지 않고 현금만 인출하는 것은 안 된다. 카드 연결계좌에 출금 가능한 잔액이 있어야만 현금을 찾을 수 있다. 찾은 현금을 다시 맡기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달에 신세계 계열 편의점 위드미가 우리은행과 제휴를 맺고 16개 점포에서 가장 먼저 캐시백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금 인출 수수료는 900원으로 책정했다. 다음달 말엔 편의점 GS25가 우리·국민·신한은행 등과 손잡고 캐시백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금감원은 내년 1분기 금융결제원의 결제공동망을 활용해 다수 가맹점과 은행권이 참여하는 캐시백 서비스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캐시백 서비스와 관련해 카드 도난 또는 복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캐시백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며 “키패드 커버를 설치해 비밀번호 노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은행권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적용해 피해를 예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