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영국 총리, 브렉시트 향해 '첫걸음'..."내년 3월까지 EU 탈퇴 협상 시작"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내년 3월 말 전에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공식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2일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EU 탈퇴 관련 규정을 담고 있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내년 1분기까지 발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EU를 떠나려는 회원국은 공식적으로 탈퇴 의사를 통보한 뒤 2년간 EU 다른 나라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정하는 협상을 벌이게 된다. 2년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동 탈퇴된다.

다만 양쪽이 합의해 협상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그동안 EU 회원국들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더 커지지 않도록 50조 발동을 빨리해 달라고 영국 정부에 요구했다.

메이 총리는 이를 위해 영국의 EU 가입을 규정한 1972년 유럽공동체법(ECA)을 폐지하는 ‘대(大)폐지(Great Repeal) 법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는 “(대폐지 법안이) 발효되는 즉시 영국은 독립적인 주권국가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유럽공동체법은 EU 법률을 영국법으로 명문화하기 위해 1972년 도입됐다. 영국 헌법학자들은 그간 이 법을 폐지하지 않은 채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ECA가 의회에서 폐지되면 영국에서 EU법의 효력이 중단되고, 새롭게 입법 과정을 거친 영국 국내법으로 대체된다. 다만 메이 총리는 EU법으로 보장받던 노동자의 권리는 대폐지 법안이 발효된 뒤에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가능한 한 제일 좋은 방식으로, 혼란을 최소화하며 EU에서 탈퇴하는 것은 영국을 위해서도, 또 유럽 전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EU 단일시장 무관세 접근에 관한 질문을 받자 “영국을 위한 올바른 협상을 원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