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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후 첫 주말…확 바뀐 풍속

입력 2016-10-02 17:50:59 | 수정 2016-10-03 01:09:06 | 지면정보 2016-10-03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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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교수 딸 결혼식장에 화환 3개
"절친 공무원 부친상 10만원만 내려니…"

혼밥·혼술족 문화 확산
간단한 끼니 때울 편의점 호황
초밥 몇점에 사케…일식집 인기

화환 사라진 특급호텔 결혼식장
"지난주엔 평균 30개 넘었는데"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일요일인 2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결혼식장에서 한 검찰 직원의 결혼식이 열렸다. 법 시행 전에 비해 화환 수가 대폭 줄었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일요일인 2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결혼식장에서 한 검찰 직원의 결혼식이 열렸다. 법 시행 전에 비해 화환 수가 대폭 줄었다. 연합뉴스

전남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 공공기관의 김모 부장(49)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부쩍 편의점 이용이 잦아졌다. 간단히 끼니를 때울 만한 먹거리에 캔맥주 등을 사기 위해서다. 김 부장은 “가족은 서울에 남아 있기 때문에 저녁엔 주로 관계기관 인사들과 업무상 회의나 친목 도모를 위한 술자리를 자주 가졌다”며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을 기점으로 만날 사람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혼자 밥 먹기’(혼밥)와 ‘혼자 술 마시기’(혼술), ‘혼자 놀기’(혼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김영란법은 합법과 위법의 경계가 모호해 공무원 등이 모임 자체를 극도로 조심스러워하고 있어서다. 혼밥·혼술·혼놀족 등을 위한 관련 산업이 호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초밥에 사케 한 잔” 틈새시장 뜬다

지난해 전체 외식업종에서 차지한 ‘혼밥족’ 비중은 7.3%. 2011년(3.3%)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었다. 2일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2011년과 2015년 ‘세대별 나홀로 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혼밥족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중장년층 사이에선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졌다’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한 구청의 박모 팀장(47)은 “‘요즘 때가 어느 땐데 저녁에 외부 사람을 만나려고 하느냐’는 핀잔을 상사에게서 들었다”며 “자칫하다 부적절한 사례로 적발될 수도 있어 약속을 취소하고 혼자 식사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혼밥·혼술·혼놀족이 늘면서 김영란법 수혜 업종이 관심을 끌고 있다. 편의점이나 음식값이 저렴한 식당 등은 물론이고 김영란법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 일식집도 손님이 늘었다. 룸이 마련된 고급 일식집은 손님이 끊겼지만 바에서 간단하게 초밥을 시켜 먹는 일식집은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창천동의 한 일식집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근처 사립대 교수들이 한두 명씩 와서 초밥 몇 점에 사케 한 잔 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영화관과 놀이동산 등 수도권 인근의 레저·문화 공간에 대한 수요도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확 줄어든 결혼·장례식장 화환

성수기를 맞은 결혼식장 풍경이 사뭇 달라졌다. 대부분의 호텔 결혼식장 예약은 꽉 차 있지만 로비를 가득 채우던 화환은 눈에 띄게 줄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화환과 축의금을 합쳐 10만원이 넘으면 단속대상이기 때문이다.

2일 서울 중구의 한 특급호텔 예식장. 모 국립대 교수의 딸이 결혼식을 올렸지만 화환은 3개뿐이었다. 이 호텔은 명문가 자제들의 결혼식이 잦은 곳으로, 예식 때마다 화환이 평균 30개 이상이었다는 게 호텔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근 호텔 결혼식장도 마찬가지였다. 신랑·신부가 모두 수도권 지역의 한 국립대병원 의사인 결혼식에는 화환이 12개였다. 호텔 관계자는 “지난 주말만 해도 결혼식마다 화환이 30개 이상 들어와 둘 곳이 없어 곤란했는데 확실히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례식장 풍경도 달라졌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대형병원 장례식장에는 빈소마다 근조 화환이 3~4개였다. 복도 곳곳에선 “얼마씩 내야 하는 거냐”는 수군거림도 들렸다. 친구 부친상에 참석했다는 한 직장인은 “친한 친구여서 조의금으로 20만원을 준비해 왔는데 친구가 공무원이어서 고민스럽다”며 “내 결혼식에도 20만원을 낸 친구인데 10만원만 내기가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마지혜/황정환/심은지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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