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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칼럼] 북핵,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입력 2016-09-29 17:51:52 | 수정 2016-09-29 23:46:57 | 지면정보 2016-09-30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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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손아귀에 쥐어진 우리 안보
이를 상쇄·압도할 무력을 확보해
안보만큼은 주체적으로 해결해야

김영용 < 전남대 교수·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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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우리에 대한 핵무기 위협은 가시화됐고, 이제는 핵 위협을 중화할 수 있는 실질적 자위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급박한 현실이 됐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애써 무시하거나 방관한 역대 정권의 행적에서 교훈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당장 핵 위협에 대응하는 길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국제 사회가 북한의 핵무기를 특별히 문제 삼는 이유는 북한이 인류 사회의 평화와 공영을 지향하는 정상 국가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는 북한의 정체(政體)가 군주정이 타락해 이르게 되는 참주정(僭主政), 즉 권력자가 국가를 도덕·법·규율이 아니라 자신의 기분이 내키는 대로 통치하는 정체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우선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핵무기 보유 비용을 지급할 필요가 없고 상호 핵 위협에 노출되지도 않는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시간만 벌어줬을 뿐 실현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주민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정권 유지가 목적인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대전제로 우리도 북한의 핵무기를 상쇄 또는 압도할 만한 무력을 확보하는 길밖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 이른바 ‘죄인들의 딜레마’ 상황이다.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 나선다면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 냉각, 무역 제재 등을 통한 국제 사회의 압박과 들끓는 국내 여론 등의 난제에 봉착할 것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는 지금보다 더 크고 광범위한 국제적 의제가 돼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 각국이 그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토록 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미국이 전술핵을 한국에 다시 배치한다면 북핵을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각국 간에 많은 논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도 쉽지 않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전술핵이 배치되더라도 그 운영의 주도권을 우리가 가질 수는 없다. 내 손안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에 제공한다는 핵우산도 전술핵 배치와 동일하게 NPT 위반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 봉착할 수 있으며, 그 운영 역시 전적으로 미국 처분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명분을 준다는 언설은 문제를 회피하고 머리만 감추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의 핵실험 때마다 우리의 핵무장에 대한 논의가 산발적으로 이뤄지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북핵은 대한민국의 존망이 걸린 사안으로 한시라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서는 안 되는 중차대한 문제다.

냉전 시대에 미국과 옛 소련 간에 유지된 살얼음판 같은 평화는 가공할 핵무기로 무장해 서로가 서로에게 믿을 만한 보복 신호를 보냄으로써 얻어졌다. 핵전쟁 위험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도발에 따른 보복을 서로가 확실하게 인지했기 때문에 평화가 유지됐다. 이는 물론 정상적인 인간 이성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성의 범주를 벗어난 광기에 의한 도발과 북한 정권의 내부 붕괴는 우리의 직접 통제권에서 먼 사항이다.

국가의 존재 목적은 내외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런 의지와 능력 및 책략이 없으면 국가의 존재 의미는 없다. 해군 기지 건설과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등의 문제에 당면해 심한 홍역을 앓고 있는 지금 한국의 모습을 보면 우리가 과연 국가의 존재 이유를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국가 방위는 궁극적으로 자국민들이 주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다. 이제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 나갈 각오로 핵무기 자체 개발을 포함한 대안들을 현명하게 검토해 결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여야는 국가가 없이는 정권도 없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김영용 < 전남대 교수·경제학 yykim@chonnam.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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