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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화학 첨가물 없이 물과 기름 섞는 기술개발…화장품·의약품에 활용

입력 2016-09-29 16:24:58 | 수정 2016-10-04 10:12:47 | 지면정보 2016-09-30 B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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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솔

친환경 기술 하나로 창업
특허·마케팅 지원받아 1년만에 상용화

머리카락·옷에 묻지 않는 화장품
오일과 정제수만 사용한 방향제 출시
추민철 그린솔 대표(첫째 줄 왼쪽)와 손진영 연구소장(오른쪽)은 집속초음파 분산기술을 활용한 제품의 사업화에 나섰다. 그린솔  제공기사 이미지 보기

추민철 그린솔 대표(첫째 줄 왼쪽)와 손진영 연구소장(오른쪽)은 집속초음파 분산기술을 활용한 제품의 사업화에 나섰다. 그린솔 제공

그린솔(대표 추민철)은 물과 기름처럼 특성이 다른 물질을 별다른 첨가제 없이 섞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물질을 나노 단위까지 나눈 뒤 섞는다. 그린솔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추민철 대표가 기술사업화전문가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9월 설립했다.

특성이 서로 다른 물질을 유화제(계면활성제) 등의 첨가물 없이 안정적으로 혼합하는 분산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추 대표는 “‘집속초음파 분산기술’은 물과 기름처럼 계면 특성이 다른 물질을 나노 크기로 나눠 유화제 등의 첨가물 없이 혼합하는 신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분산기술은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방향제, 농약 등 원재료를 배합·가공하는 산업분야 제조공정과 연구 분야에 적용되는 기반 기술이다.

그린솔은 신기술을 다양한 제품군에 적용할 계획이다. 연내에 머리카락, 옷 등에는 묻지 않고 피부에만 달라붙는 화장품과 자외선 차단제, 오일과 정제수만 사용한 방향제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배합·가공 산업 ‘혁신’

그린솔은 ‘집속초음파를 이용한 나노분말 분산장치 및 이를 이용한 분산방법’ 등 국내외 특허 6건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이전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과학기술지주에서 8억원을 투자받는 등 11억8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2월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제180호 연구소기업으로 등록됐다. 그린솔의 분산기술은 원통형 압전소자에 수백㎑의 고주파를 원통 중앙에 집속해 이곳에 발생하는 공동현상(캐비테이션)을 이용, 물질을 분산하는 원리다. 기존 기계식·화학식 분산기술과 구분되는 독창적인 방법이다.

추 대표는 “가장 일반적인 계면활성제 등의 첨가물을 사용하는 분산기술과 비교할 때 제조공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며 “화장품,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방향제, 농약 등 원재료를 배합·가공해야 하는 산업·연구분야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첨가제 비용을 줄여서 생기는 원가 절감부터 혼합 제품의 성능 개선, 무독성 친환경 제품 개발까지 산업 내 적용 범위가 넓다는 설명이다.

나노 크기 미세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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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의 혼합 안정성과 친환경적인 특성이 분산기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화학적 첨가물이 필요없기 때문에 유해성분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점안제 등 안과용제에 분산기술을 적용하면 부작용 우려가 있는 계면활성제 없이도 토코페롤 함유량을 유지할 수 있다. 벙커C유 같은 산업용 유화연료에도 쓰인다. 1㎛ 이하의 미세분산으로 유화제 없이 물과 기름을 섞을 수 있다. 균일한 미세분산으로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소 시 발생하는 유해성분도 줄어드는 등 친환경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그린솔의 분산기술은 나노 크기의 미세한 단위로 조절된다. 입자 크기에 따라 제품 성능이 좌우되는 천연 색소나 안료, 전자재료 등의 산업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제조공정에서 원재료를 균일하게 미세분산하면 색의 발현력이 높아진다.

그린솔은 분산기술을 적용한 첫 상용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전분사형 파운데이션과 자외선 차단제, 무계면활성제 방향제 등이다. 그린솔이 내놓는 파운데이션과 자외선 차단제는 머리카락, 옷 등에 묻지 않는다. 정전기 원리를 이용해 오직 피부에만 달라붙도록 제조됐다. 방향제는 오일과 정제수만 담은 오일분산액으로 만든 제품이다. 방향제뿐 아니라 산업용 코팅제, 유화연료 제품 등도 미세분산을 통해 기존 사용량 대비 30% 정도만으로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

이 외에도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유화연료 등의 분야에서도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거래처와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진행 중인 사업은 5~6개다. 추 대표는 “물에 잘 녹지 않는 지용성 비타민이나 오일 성분의 의약품 원료에 적용해 크기는 줄이고 인체 흡수율은 높이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UTA 기술사업화단 뒷받침

연구소기업인 그린솔은 다른 제조업 기반 창업기업과 달리 빠른 속도로 사업화를 이뤄내고 있다. 빠른 사업화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미래창조과학부 UTA기술사업화전문가단의 지원이 있었다. 연구개발만 하던 추 대표가 사업화에 애를 먹을 때 기술사업화전문가단이 손을 내밀었다. 각계 전문가들은 법인 설립과 사전 시장조사, 사업화 여부 등을 꼼꼼히 따졌다. 그린솔 설립 후에는 투자 유치와 사업 모델 구축, 마케팅, 특허, 법률 등 사업 전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자문이 이뤄졌다. 그린솔의 설립부터 첫 상용 제품 출시 준비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린솔은 제1공장에서 집속초음파 분산기술을 적용한 장비 및 제품의 양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량 생산 계획에 맞춰 세종시 명학일반산업단지에 제2공장(5293㎡)을 설립하고 있다. 기술사업화 전문가단은 이후에도 경영 컨설팅 등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내년에는 추가 투자 유치와 장기 경영계획 수립, 법률 지원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추 대표는 “사업 경험이 부족했지만 UTA 기술사업화전문가단의 뒷받침 덕에 빠르게 상용 제품 출시까지 할 수 있었다”며 “전문가단과 함께 그린솔을 세계 최고의 분산기술 전문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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