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맥주 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와 3위 사브밀러가 합병한다. 양사는 28일(현지시간) 각각 본사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AB인베브는 2008년 벨기에·브라질의 인베브그룹과 미국 안호이저부시가 합병해 세워진 회사로 버드와이저, 스텔라, 코로나, 호가든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8%에 달한다. 밀러, 필스너우르켈 등의 브랜드를 가진 사브밀러의 점유율은 9.7%다. 양사를 더한 점유율은 2위 하이네켄(11%)의 두 배에 이른다.

AB인베브는 세계 20개국 반독점당국의 합병 승인을 얻기 위해 165억달러 상당의 사브밀러 자산을 팔 계획이다. AB인베브는 이탈리아 맥주 브랜드인 페로니와 네덜란드 그롤쉬를 일본 아사히그룹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이번 합병을 승인받았다. 또 중국에선 사브밀러 중국사업부문을 국영 맥주기업인 화룬쉐화에 팔았다.

카를로스 브리토 AB인베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병은 매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사브밀러가 장악 중인) 아프리카에서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브밀러의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은 80%를 웃돈다. AB인베브는 아프리카 매출 비중이 2014년 6.5%에서 2025년 8.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B인베브는 지난해 11월 세계 인수합병(M&A) 역사상 세 번째로 큰 1040억달러(약 114조2000억원)에 사브밀러를 인수키로 했다. 합병 절차는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