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경영상] 부인 박순애 씨가 본 남편 하성용 "언제 출근할지 모른다며 휴가 때도 양복 입어"
“사장으로선 100점인데, 남편 아버지로선 빵점에 가깝죠.”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부인 박순애 씨(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 다산경영상 시상식 직후 기자와 만나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젊을 때는 (남편이) 맨날 늦게 퇴근해 미웠는데, 나이 들어서까지 주말도 휴가도 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고 말했다. “남편은 30~40대에는 일에만 신경 쓰느라 자정 전에는 집에 온 적이 거의 없었다”고 박씨는 회상했다. 당시 4~5살배기 아들 딸이 “친구 아빠들은 일찍 퇴근하는데 우리 아빠만 왜 늦게 오냐”고 울어 달래기 힘들었던 기억도 많다고 한다. 어쩌다 가족 휴가를 갈 때도 하 사장은 언제 출근할지 몰라 양복을 입고 떠났다는 게 부인의 설명이다.

그러나 남편으로서 하 사장은 배려심이 많은 편이라고 박씨는 말했다. 그는 “남편이 퇴근 후 배가 고플 때 ‘밥을 달라’는 말 대신 ‘니 배 안 고프나?’라고 물어본다”고 했다. “가끔 남편이 너무 일만 신경 써 미울 때면 ‘나 배 안 고프다’고 답한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로서 하 사장은 자녀들에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라. 손해 보는 듯 착하게 살아라”고 당부한다고 박씨는 전했다.

올해 65세인 하 사장의 건강 비결은 등산이다. 박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도 빼먹지 않고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른다”며 “새벽 3시에 퇴근해도 4시에 산에 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남편에게 ‘늙어서 병수발 못하니 건강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며 “출장이 잦고 시차 적응을 하느라 고생하는 남편을 보면서 건강을 가장 신경 써 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