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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무원 보수 올려야 국가경영 품질 높아진다

입력 2016-09-28 17:34:28 | 수정 2016-09-29 02:24:04 | 지면정보 2016-09-29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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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보수 등 열악한 공직사회 여건
경쟁력 떨어지고 부정부패만 늘어
퇴직 공무원 취업제한도 풀어야

황영기 < 금융투자협회 회장 / 객원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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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관료사회는 오랫동안 낮은 경쟁력으로 비판받아 왔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가 정책 불안정성과 비효율적 관료라는 세계경제포럼(WEF) 지적도 새롭지는 않다. 그뿐만 아니라 대형 사고 및 자연 재해에 대한 무대책, 경제현실과 괴리된 정책을 볼 때마다 정부와 관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깊어진다. 달리 생각해보면 이는 국가적 위기에서 국민들이 가장 먼저 찾고 기댈 곳이 정부와 공무원 조직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정부는 어디 있는가’라는 한탄이 나오는 건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국가 발전에 헌신하고자 공직을 선택한 유능하고 청렴한 젊은 공무원들에게 어떻게 했던가. 최근 몇 년 새 관료의 삶을 어렵게 하는 조치들이 연타석으로 나왔다.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공무원이 국민 생활이나 경제 현실과 더 동떨어지게 한 것도 그렇고 민간기업에 취업을 제한한 것도 그렇다. 이미 정책의 사후 효과에 대한 책임을 엄격하게 지우는 선례를 남기면서 ‘변양호 신드롬’으로 불릴 만큼 관료들은 움츠러들어 왔다.

낮은 보수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10~20년간 민간기업의 급여수준은 꾸준히 올라갔는데, 연금을 포함해도 공무원의 보수는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 이러다 보니 공직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4급(서기관)과 5급(사무관)의 공직 이탈이 심각하다고 한다.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는 5급 이상 공무원 152명 가운데 68.4%가 ‘이직 기회가 주어진다면 공직을 그만두겠다’고 응답했다. 충격적이다.

세종시 이전을 되돌리기엔 절차적으로도 어렵겠지만 유능하고 창의적인 인재들을 공직에 붙잡을 방법이 없지는 않다. 세계 최고의 효율성과 청렴한 관료조직으로 평가받는 싱가포르 사례를 살펴보자. 오늘날의 싱가포르를 이끈 것은 유능한 공무원 조직이 효율적이고 탁월한 정책 역량을 발휘해서다. 싱가포르 공무원들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보수를 받는다. 1993년 이후 매년 6개 고소득 직업의 연봉에 자동연동되는 벤치마킹 제도를 통해 공무원 보수도 높게 유지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한 고촉통 전 총리는 1993년 법안 발의 당시 국회 연설에서 “기업가적 개척정신을 가진 최고의 인재를 뽑아 국가경영을 맡겨야 한다”며 공무원 보수인상을 역설했다. 은행장, 변호사,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 6개 직종별 상위 연봉자 그룹의 평균연봉에 해당하는 높은 급여로 장차 장·차관이 될 최고의 인재를 잡아둬야 ‘사람만이 자원’인 싱가포르의 국가발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열정적 설득에 싱가포르 의회는 공무원 급여인상에 동의했다.

우리나라는 국가재정도 어려운데 공무원 보수인상이 무슨 소리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낮은 보수는 유능한 공무원의 민간 이탈을 재촉하고 부정부패에 대한 유인책으로 작용한다. 낮은 보수는 장차 국가에 끼칠 경제적 손실과 비용을 늘리고 정부조직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퇴직공무원의 취업제한도 그렇다. 문제는 전관예우와 부정청탁인데 특정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공무원마저 관련 없는 분야에서 3년간 전문성을 마모하는 시간을 보내라는 것은 국가적 낭비다. 유관단체 취업으로 발생하는 전관예우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탄탄한 방어장치가 마련됐다고 본다. 이 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종전 같은 ‘낙하산 인사’도 곤란해질 것이므로 취업제한까지 둘 필요는 없다. 퇴직 공무원의 취업은 풀어주되 부당한 인사청탁은 일반인보다 엄벌하는 식으로 보완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유능하고 창의적이며 청렴한 공무원은 국가의 귀중한 자산이다. 이런 공무원들이 공직에 남아 중요한 정책결정을 하는 위치까지 가야만 국가경영의 품질이 올라가고 한국의 미래 전략도 가능해진다.

황영기 < 금융투자협회 회장 / 객원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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