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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조기 취업생 학점 인정하라"…대학들 "학칙 개정 불가"

입력 2016-09-27 18:50:08 | 수정 2016-09-28 09:26:56 | 지면정보 2016-09-28 A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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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편법 조장 논란에 휩싸인 교육부

김영란법 28일부터 시행에 '특례규정 마련' 권고 공문
주요대 "관행으로 편의 제공…명문화 땐 학내 갈등 우려"
입사 예정 학생들 '발동동'…"기업이 채용일정 조정해야"
취업 준비생들이 지난해 10월 서울 세종대에서 열린 SK그룹 하반기 입사시험을 마친 뒤 시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취업 준비생들이 지난해 10월 서울 세종대에서 열린 SK그룹 하반기 입사시험을 마친 뒤 시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편법 조장 논란에 휩싸였다. 학기 중 조기 취업한 학생이 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더라도 취득한 것으로 인정하는 등 대학이 학칙에 예외 규정을 두도록 권고한 교육부 지침 때문이다.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은 “학칙 개정 불가” 방침을 밝히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학칙 개정을 검토하는 대학들도 조기 취업자에 대한 특혜라는 미취업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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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에 불똥 튄 김영란법

교육부는 지난 26일 전국 대학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미출석 취업 학생에 대한 학점 부여 관련 학사운영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출석 기준 등 기존 학칙에 정한 학점 이수 요건을 맞추지 못했더라도 조기 취업 학생에 한해 학점을 인정하도록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칙에 특례 규정을 마련하라는 내용이다.

교육부의 이날 공문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조기 취업 학생의 학점 취득 관행을 일종의 부정청탁으로 해석한 게 발단이 됐다. 김영란법 5조1항10호(각급 학교의 입학·성적·수행평가 등의 업무에 관해 법령을 위반해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로선 조기 취업생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예방책을 마련한 것이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고려대 고위 관계자는 “교육부가 취업이 절박한 학생들의 고충을 고려해 궁여지책을 내놓은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조기 취업자에게 관행적으로 편의를 제공해온 것과 이를 학칙으로 명문화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양대 역시 “학칙에 예외 조항을 두라는 건 교육부가 편법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기업들이 학기 중에 채용하다 보니 몇몇 학과의 4학년 2학기 강좌는 강의실이 텅 빈다”며 “교육부가 기업들이 채용 일정을 바꾸도록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학내 갈등으로 번질라”

교육부의 일방통행식 학사 개입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대학교육협의회 건의에 따라 대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정작 대교협은 이사회도 소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진에 속한 A대학 총장은 “대교협이나 교육부로부터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점 부여 기준은 교권과 관련된 문제”라며 “서울대는 학칙에 특별한 기준을 정해 놓지 않고 교수에게 위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도 개입하지 못하는 사안에 교육부가 ‘감 놔라 배 놔라’ 해봤자 소용없다는 얘기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교육부 권고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특례 규정 마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미취업 학생들이 형평성을 들어 조기 취업생을 위한 예외 조항에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자칫 학내 갈등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만 해도 경남은행 입사일이 학기 중인 11월로 예정돼 있다.

하나투어와 NS홈쇼핑도 마찬가지다. LG CNS와 BGF리테일은 11월에 실습 등을 위해 3주간의 일정을 잡아놨다. 중견·중소기업 상당수도 인재 선점을 위해 졸업 전 입사 일정을 짜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 합격자는 매년 1월부터 출근하지만 이마저도 안심하긴 어렵다. 대기업 관계자는 “학점 외에 토익이나 테샛 점수를 요구하는 등 대학들이 졸업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추세여서 입사가 취소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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